(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실험 신약 페레솔리맙(peresolimab)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새로운 치료제로 선택할만하다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과는 달리 면역세포 일종인 T세포가 팔목, 손가락, 발가락, 발목, 무릎 등 신체의 관절이 있는 부위를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페레솔리맙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잘못된 면역체계를 올바른 상태로 되돌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임상시험에서 밝혀졌다고 이 신약을 개발한 일라이 릴리(Eli Lilly) 제약회사가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약은 12주에 걸쳐 진행된 2a상 임상시험에서 관절 통증 및 부종, 압통, 염증을 크게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임상시험을 진행한 릴리 연구실의 면역담당 부사장 아자이 니룰라 박사가 발표했다.
페레솔리맙은 면역체계에 제동을 거는 인간 세포 예정사 단백질-1(PD-1: human programmed cell death protein 1)을 자극하는 단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이다. PD-1은 면역체계를 단속하는 T 면역세포의 표면 단백질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일부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체계가 스스로에 브레이크를 거는 정상적인 능력을 상실하면서 발생한다.
페레솔리맙은 PD-1을 자극해 면역체계에 브레이크를 건다고 니룰라 박사는 설명했다.
임상시험은 기존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중등도(moderate) 내지 중증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9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에게는 페레솔리맙 300mg 또는 700mg 또는 위약(placebo)이 4주마다 정맥주사로 투여됐다.
결과는 페레솔리맙 고용량이 투여된 그룹은 대조군보다 관절 통증, 부종, 압통, 염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에는 스테로이드 제제가 효과가 있었으나 장기간 투여할 경우 독성 부작용이 나타나 요즘엔 종양 괴사 인자(TNF: tumor necrosis factor) 알파 차단제 같은 생물학적제제(biologics)가 사용되고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TNF 같은 염증 폭포(inflammatory cascade)를 촉발하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이번 임상시험은 전통적인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가 잘 듣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일부 항암 치료제도 PD-1이 표적이다. PD-1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폐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PD-1을 자극하는 페레솔리맙을 사용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확인하려면 장기간의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앞으로 2상 임상시험은 내년에 완료되고 이어 2~3년이 걸리는 3상 임상시험이 시작된다.
페레솔루맙의 2a상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하버드 대학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의 류마티스·염증·면역실장 엘렌 그라발레스 박사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면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페레솔리맙은 효과가 보다 오래 갈 수도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가장 큰 걱정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지의 여부라고 그는 강조했다.
한편, 이 임상시험 결과는 미국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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