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사가 환아 보호자들에게 발달 및 언어 지연 치료 등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일과 관련,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의사 진료권과 환자 치료권이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를 비롯한 대한소아청소년과행동발달증진학회, 한국뇌전증협회, 한국아동놀이치료심리상담협의회, 아기키우기좋은나라만들기운동본부 등 소아 청소년 발달지연 및 장애 치료전문가 단체는 27일 의협 회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한 보험사는 발달치료로 실손의료보험금을 대거 청구하는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일부 발달센터를 솎아내면서, 모든 병원 부설 센터를 대상으로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했다.
이에 대한아동병원협회 등은 “현재 국내 발달지연 아동 수는 30만 명에 이르고, 자폐아 수는 3.5만 명”이라며 “하지만 미비한 사회보험체계로 환아와 가족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달 지연과 장애를 가진 영·유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 및 적극적인 개입과 비용 지출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주는 것”이라며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보험사의 이 같은 판단이 의사 진료권과 환자 치료권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일부 발달센터의 불법행위에서 피해 방지를 위한 선택임은 이해되지만 일부 보호자가 정확한 정보를 이해하지 못해 불안을 느끼고, 이로 인해 적법하게 훈련된 전문가들로 운영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험사는 의학적인 치료 근거가 희박한 문건을 무차별적으로 배포해 의료인 진료권을 훼손하고, 발달지연 아동 가족들에게는 치료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고통을 초래하고 치료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내용의 문서가 다시 배포될 경우 환자 권익단체 등과 함께 위법행위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유관기관에 제소하는 등 적절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문가 단체들은 발달지연 아동 가족들 권익 보호 및 의료전문가 역할을 적절히 인정하는 약관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사가 현재 판매 상품의 약관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이들은 “상품 보장 내용에 대해서는 출생 전 예상치 못한 신경병증, 뇌전증, 자폐스펙트럼, ADHD, 우울증, 인지 장애 등에 대한 보상이 불공정한 점에 심각한 우려가 있어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영유아 발달 지연 및 장애 아이들이 함께 앓고 있는 뇌전증과 같은 신경계 질환에 대해 포괄적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 중심 전문 행동발달증진센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들 단체는 정부에 미비한 발달지연 및 발달장애인 조기진단 및 조기중재 시스템 보완을 요구했다.
그들은 “영유아 발달 지연 및 장애는 신경발달질환으로 조기진단과 치료 비용을 건강보험에 편입하고 본인 부담금을 5%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후 45일부터 7세까지 국가 영유아검진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5000명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게 영유아 발달지연의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