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은 진단 어려움이나 표준치료 방법 부족으로 인해 그동안 보건당국의 관심이 적었지만, 환자가 많아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적용될 시 부가가치가 큰 분야로 기대됩니다.”
국내 편두통 환자는 700~800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병원을 찾는 환자는 10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신 기술을 적용할 시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 변화로 환자 확대가 기대된다.
최근 평형의학회장에 취임한 김병건 회장(을지대병원 신경과)은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지럼과 평형장애에 관한 진단‧치료에 관한 기술 발전을 소개와 함께 국가연구비 지원 확대 등을 촉구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어지럼은 외래나 응급실을 찾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지만 관련 연구나 진단에 대한 학문적 정립의 역사는 다른 질환에 비해 역사가 매우 짧다. 그만큼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
현재 활발히 이뤄지는 진단 표준정립 등은 기술적 발전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과거 어지럼의 경우 주관적 증상이 강한 탓에 환자마다 호소하는 상태가 각기 달라 진단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눈의 떨림인 안진을 검사하는 기기가 보급되면서 진단 영역에서는 괄목할 성과가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진단 표준정립 및 확대가 세계적인 추세다.
김병건 회장은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전정 질환 진단과 치료에서 인공지능과 전정 재활 활용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며 “인공지능 기술을 어지럼 진단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도적인 주제로 호응이 많았다”고 밝혔다.
어지럼에서 AI 활용 핵심은 딥러닝으로 안구운동을 분석해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진다는 대목이다.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관련 기기 개발 및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치료적 측면에서 발전을 보면 VR 훈련이 확대되고 있다. 특정 공간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눈과 귀, 하지, 말초신경 등 3곳의 통합 밸런스를 잡는 방식으로 치료에 적용한다.
전정 관련 질환 '전면개정판' 출간 예정…평형교과서 3판 준비
또 김 회장은 "전정 관련 질환 진단이나 재활 분야에서 많은 기술적 발전이 이뤄진 만큼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담아 전면개정판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형의학회 평형교과서위원회는 평형교과서 3판을 준비 중이다.
그간 어지럼이나 평형 관련 질환에 대한 질환 분류 및 진단기준 제정이 폭넓게 진행돼 어지럼 분야의 세계학회인 바라니(Barany)학회 기준까지 함께 평형교과서에 담길 예정이다.
김 회장은 임기 동안 국제학회 도약과 함께 학술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평형의학회 국제화와 학술활동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김 회장은 “국제학술지위원회를 통해 기존 국문학회지인 Research in Vestibular Science의 국제학술지화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유사 분야 학술지 통합과 국제기준에 맞춰 출판 양식의 표준화와 일관성 유지, 전문 편집인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의료인의 수준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국문 학술지지만, 대학교수의 업적 평가 등으로 인해 논문투고 숫자가 적어 학술지 출판에 어려움이 많은 현실까지 함께 감안했다.
더불어 인터넷 등에 어지럼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범람해 임기 내 대국민 홍보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어지럼은 살면서 누구나 경험하고 원인 질환이 매우 다양한 만큼 만성화 또는 잦은 재발을 경험해 정확한 정보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어지럼이 흔한 증상인 반면 진단은 어렵고, 만성이 되는 경우가 많아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도 많다”며 “국민에게 어지럼의 다양한 원인 질환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전하고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는 대국민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