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NMC, 원장 주영수)이 오는 2028년까지 서울 중심에 새 병원과 중앙감염병병원을 준공할 계획인 가운데, 향후 또 다른 팬데믹에 대응할 인력 확보 준비에 착수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시 NMC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힘겨웠던 중환자실 간호사 충원 방안을 본격적으로 연구한다.
이는 2027년까지 생겨날 수도권 대형병원 분원 약 7000개 병상을 채울 수만명의 인력 블랙홀 현상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감염병 컨트롤타워로서 감염병전담병원들의 체계적인 인력 확보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NMC는 지난 7월 17일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위기단계별 중환자 간호사 확보방안’ 연구용역 입찰을 시작해 7월 28일 접수를 마감했다. 사업예산은 6000만원이 투입된다.
이번 연구는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간호사가 없어 힘겨울 수밖에 없었던 감염병 의료대응의 역량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NMC는 “중환자 의료인력이 부족하면 초과사망률 증가, 재원기간 증가, 의료체계 기능 저하 등 부정적 결과를 낳는다”며 “특히 중증환자 전담 인력 한계가 두드러졌고 핵심인력인 중환자 간호사 부족이 주요 문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중환자실 간호사 부족으로 중환자 경력 간호사 또는 일반병동 간호사를 단기간 교육하는 등 중환자 간호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인력이 투입됐다”고 덧붙였다.
부족한 인력을 파견 형식으로 채웠으나, 의료현장에서는 본원 인력과 파견인력 간 손발이 안 맞는 점도 문제가 됐었다.
이와 관련, NMC는 “의료기관 자체 의료진은 일상적 업무를 지속하며 코로나19 대응도 해야 해서 업무 과부하가 심각했다”며 “파견인력은 숙련도가 낮거나 실무에 익숙하지 않아 제한된 역할만 수행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헀다.
이에 이번 연구에서는 위기단계에 따른 중앙·권역 감염병전문병원,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감염병관리기관 등 중환자 간호에 필요한 인력을 추계하고 지역별 간호인력 현황을 조사한다.
또 국내외 사례 및 감염병 위기 시 의료대응체계 및 인력 확보 수단, 인력 조정 현황, 제도적 절차 등에 대해 문헌 및 해외 사례를 조사할 계획이다.
중환자실 간호사-일반병동 간호사-유휴간호사 등 위기단계별 필요인력 그룹 설정
이번 연구를 통해 중환자 발생 수, 유행규모별, 지역별 차이 등 핵심지표를 고려한 위기단계별 인력 및 교육시스템 체계도 구축한다.
인력 시스템 계획은 ▲1그룹 감염병전문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2그룹 기존 인력을 활용해 감염병 대응(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일반병동 간호사) ▲3그룹 감염병관리기관 및 의료인력 확대(중증환자 긴급치료병상 등 간호사 대상) ▲4그룹 유휴 인력(출장 간호사·은퇴 간호사) 등으로 구분된다.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해 업무범위를 구분한 중환자 간호인력 팀 운영체계 예시도 제시됐다.
우선 중환자 간호사는 중환자 간호를 수행하고 기술과 지식 등이 부족한 간호인력을 지지·감독한다. 중환자실 근무 경력이 있거나 필요한 기술을 가진 간호사 등 일반 간호사는 중환자 간호 역할을 수행한다.
중환자 경력이 없는 간호사의 경우, ▲직원과 방문객 개인보호구 착탈의 감독 ▲일상 간호업무 수행 ▲물품 보관 및 관리 ▲약물 투여·확인 ▲기록 ▲침상 관리·환자 흐름 정보 유지 ▲팬데믹 연구과제 지원 등이 주 업무다.
간호조무사·이송원·물리치료사·약사·사회복지사 등 지원인력은 체위 변경, 보호자와 의료진 간 의사소통, 생애말 간호계획 수립 등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