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간호사 허위신고 병원 된서리…'1억 vs 5억2천'
법원 "위법 수령 보조금 1억 이상이면 500% 제재부가금 부과 적법"
2023.09.02 06:09 댓글쓰기



응급실에서 근무하지 않은 간호사들을 응급실 전담간호사로 신고 후 보조금을 지급받은 의료법인과 관련, 부정 수급한 보조금의 약 5배에 달하는 5억2000만원 상당의 제재부가금 부과 처분은 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정용석)는 의료법인 A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제재부가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


비영리 의료법인 A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B병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병원은 2009년 경기도지사에게 B병원의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신청하며, 응급실 간호사 10명 이름과 면허번호가 기재된 응급의료 인력현황을 첨부해 제출했다.


B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응급의료기관 평가 당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간호사 4명의 응급실 근무현황표를 제출, 응급실 전담간호사 인력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A의료법인은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지사로부터 4회에 걸쳐 합계 4억82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하지만 2018년 경기도지사는 간호사 4명이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부정한 방법으로 현황표를 제출해 보조금을 수령했다는 이유로 4억2394만원의 보조금 반환명령을 내렸다.


A법인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보조금 반환명령 무효 확인 및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각하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바탕으로 5억2050만원 상당의 제재부가금 부과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 처분 근거가 되는 보조금법은 2016년부터 시행됐으며, 의료법인A가 법 시행 후 지급받은 보조금 규모는 1억2300만원이었다.


의료법인 A는 "이 사건 처분 법령상 근거인 보조금법은 2016년부터 시행돼 2015년 평가를 받은 B병원에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B병원이 보조금을 교부받았을 당시 시행되던 법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4명의 간호사가 응급실에서 근무하지 않은 것은 3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에 해당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처분이 인정된다고 해도 법 시행 후 지급받은 보조금의 5배에 달하는 제재부가금은 과도한 처분"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법원은 "B병원은 보조금 수령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허위 내용이 포함된 현황표를 제출해 보조금을 수령했다"며 "특히 법 시행 이후가 명백한 2016년 8월에도 경기도지사에게 보조금 지급을 신청해 10월 지급받았기 때문에 처분 사유가 명확하다"고 밝혔다.


제재부가금이 과도하다는 주장 역시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 시행 후 A의료법인이 부당하게 지급받은 보조금 규모가 1억원을 넘어 위법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보조금법은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지급받은 경우 최대 그 금액의 500% 제재부가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응급의료기관 지원사업에 따라 지급되는 보조금은 국민 세금을 재원으로 하기 때문에 보조금 재정 건실화 및 운영 투명성을 확보할 공익적 필요가 크다"며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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