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의 제21대 마지막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이 마무리됐지만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한 필수의료, 비대면 진료, 수술실 CCTV 등 의료계 뜨거운 현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의료법 개정 필요성 정도만 주목을 받았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입법부 평가는 오는 10월 국정감사로 넘어가게 됐다.
마지막 날인 9월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대학병원 주무부처이기도 한 교육부 이주호 장관 등이 출석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신학림 前 전국언론노조연맹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 관련 공방으로 의료현안은 가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집중 포화를 맞았다.
질문자로는 국민의힘 배현진·엄태영·이용·허은아, 더불어민주당 안민석·안호영·임오경·김원이·김철민·민형배,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등이 나섰다.
이날 질문에서 의료체계 정비 필요성이 지적되긴 했다. 저출생, 초고령 사회에 적합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 “초고령사회에 맞는 의료법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70년 전에 만들어진 의료법을 시대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 공감을 표했다. 그는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의료 요양 돌봄체계 구축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의료·간호·요양·법률 등 전문가와 함께 이달부터 체계를 바꾸겠다”고 답변했다.
다시 엄 의원은 “합계출산율이 0.78명에서 0.7명으로 떨어졌는데 정부 정책이 실패한 것은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저출생 문제는 사회·문화·경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기 성과를 내기 어렵고 비효율적인 부분도 있어 효과를 보기 어렵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저출생 대책의 핵심 분야 중 하나가 일과 가정 양립으로, 내년 예산을 집중 편성했다”며 “제도적 노력과 함께 육아 휴직 및 유연 근무가 가능한 환경, 국민 인식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으로는 사회를 맡은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김원이 의원이 참석했다.
평소 의사인력 문제 등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여온 김원이 의원은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집중,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강한 질타를 이어갔다.
김 의원과 한 총리가 감정적으로 충돌하고 김영주 부의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본회의장 내 오간 여야 의원들의 고성으로 분위기는 거칠었다.
김 부의장은 “역대 최악의 대정부 질의로 가고 있다. 어떻게 사회권을 가진 부의장이 말해도 듣지를 않느냐”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