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에 노인 존엄성 및 삶의 질 보장을 위해 비뇨의학회가 전문의 ‘자가 도뇨 교육료’ 수가 신설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비뇨의학회(회장 홍준혁)는 지난 26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노인의료·소아 진료대란 한국 양대 의료기기 해법을 위한 비뇨의학과 제언'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삶의 질 중요, 기저귀‧패드 의존 요로감염 등 합병증 야기"
이날 한준현 대한비뇨의학회 보험이사[사진]는 “요양병원 노인환자 배뇨장애와 요실금, 요로감염 등은 인간 존엄성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주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노인환자 배뇨장애는 주로 약물치료와 간헐적 자가 도뇨 위주로 치료를 진행하고, 환자 상황에 따라 방광 카테터 삽입술 등을 진행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국내 요양병원은 전반적으로 기저귀와 패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이사는 “요양병원 수가제도가 지난 2008년 행위별수가제에서 일당정액제로 변경되며 요양병원은 기저귀와 패드와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그 결과 의료서비스 양과 질이 크게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7년 경인지역 13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환자 53.3%는 자가 도뇨 없이 기저귀에만 의존하는 배뇨관리 형태를 보였. 24시간 하루 종일 기저귀에만 의존하는 경우도 40%에 이르렀다
또한 일당정액제 도입 후 중증 배뇨장애 환자 중 비뇨의학과에 의뢰돼 진료받고 있는 환자는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80% 이상은 배뇨장애에 대한 전문적 진료나 처방없이 관리되는 실정이다. 그 결과, 요로감염이나 요폐, 신부전, 요로결석 등 합병증 발생률이 20.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뇨의학회 “교육료 신설, 10년 전부터 요청했지만 정부 응답 없다”
선진 의료국가 중 하나인 독일은 노인환자 배뇨장애를 간헐적 자가 도뇨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한준현 이사는 “독일 6개 병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증배뇨장애 환자 75%는 하루 한 번 이상 자가 도뇨법으로 방광을 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루 평균은 5.06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하루에 자가 도뇨를 단 1회 진행하더라도 요로감염 등 여러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예후 역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 이사는 노인환자 배뇨관리를 위해 자가 도뇨 교육료 수가신설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는 “자가 도뇨 교육은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환자 및 보호자와 마주 앉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해야 하는데 수가가 지원되지 않다 보니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재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전문간호사들이 교육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비뇨의학회는 자가 도뇨 교육료 수가신설을 10년 전부터 정부에 요청해왔다.
한준현 이사는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는 응답하고 있지 않다”며 “아직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다 보니 외면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 속도가 가파른 만큼 더 이상 묵과하고 지나칠 수 없다. 교육료 신설을 통해 비뇨의학과가 설치된 모든 의료기관에서 노인환자와 보호자를 상대로 한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