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손실보상 문제로 대다수 병원이 여전히 적자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민간 의료기관 488개소에 총 4조9900억원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내 공공의료기관 109개소에는 3조6000억원이 지급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8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한 민간·공공의료기관 총 597개소에 8조5908억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의료기관의 경우 ▲2020년 3389억원 ▲2021년 1조2232억원 ▲2022년 3조686억원 ▲2023년 9월 3591억원 등을 받았다.
공공의료기관은 ▲2020년 5566억원 ▲2021년 1조5525억원 ▲2022년 1조3242억원 ▲2023년 9월 1672억원 등의 손실보상금을 수령했다.
정춘숙 의원 “공공영역 투입됐다면 공공의료 수준 상당히 높아졌을 것”
한편 공공병원 신축을 통한 공공의료 강화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정치권에서는 “민간의료기관에 지금까지 지급된 손실보상금이 공공병원 신축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정춘숙 의원은 “그 돈의 절반만이라도 공공 영역에 투입했다면 공공의료의 양적·질적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지난 2020년 발간한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과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적정규모(300~500병상)의 공공의료기관 1개소를 신축하는 데에 소요되는 비용은 1500억원~2500억원(병상당 5억원)이다.
국회예산정책처 또한 지난 2021년 발의된 ‘지방의료원 설립법 개정안’과 관련해 400병상 규모 지방의료원 1개소의 신축 비용을 2483억원으로 추계한 바 있다.
정춘숙 의원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현재까지 민간 의료기관에 지급된 손실보상금이 5조원에 육박하는데 이는 300병상 규모 공공의료기관을 20곳 이상 신축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에 제출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를 보면 지방의료원 신·증축 등 기능보강 예산이 포함된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사업 예산은 올해 1511억1500만원에서 내년 1416억500만원으로 95억1000만원 삭감됐다.
정춘숙 의원은 “정부는 조속히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을 내실화하고 공공의료의 양적·질적 성장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