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유증 '림프부종 위험' 예방 가능
서울아산병원 전재용 교수팀, 림프 수축 패턴 분석해 미리 발견 '검사법' 개발
2023.11.09 11:08 댓글쓰기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 교수, 성형외과 서현석 교수, 의공학연구소 천화영 박사. 사진 서울아산병원


유방암 수술 후유증인 림프부종 위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됐다. 향후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 미세한 림프액 순환 장애까지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치료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 · 성형외과 서현석 교수, 의공학연구소 천화영 박사 연구팀은 체내 림프관으로 주입한 형광 조영제의 흐름을 분석해 림프액의 정상적인 순환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림프 동역학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유방암 수술 시 전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암과 주변 림프절을 함께 절제한다. 다만 림프절 절제로 림프액 순환이 원활치 않아 팔이 붓는 림프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유방암 수술 후유증으로 림프부종이 나타난 환자들은 팔이 붓고 땡땡해지는 증상을 느낀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림프부종이 심하면 미용상뿐만 아니라 신체 기능에도 영향을 줘 최대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림프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하고 있는지 선제적으로 조기에 검사할 방법은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동물모델의 오른쪽 겨드랑이 부위 림프절을 절제, 수술로 림프절까지 절제한 유방암 환자들과 비슷한 조건을 만들었다. 이후 형광 림프관 조영제를 소동물의 왼쪽, 오른쪽 상지(팔)에 각각 주입하고 조영제 흐름을 광학적 측정 장비로 측정해 의공학적 기술로 분석해 그래프로 신호화했다.


신체 내 면역세포와 노폐물 등 림프액을 운반하는 림프관은 작은 마디들로 이뤄져 있는데, 마디가 일정한 주기로 수축하면서 림프액을 다음 마디로 이동시킨다. 


이 검사법은 형광 림프 조영제를 체내로 주입해, 림프관으로 들어간 형광 조영제가 림프관 마디 수축 시 림프액과 함께 다음 마디로 이동하는 패턴을 광학적 측정 장비로 측정하고, 심전도 검사처럼 그래프로 신호화한 것이다.


림프액 흐름이 정상적이라면 림프 수축 및 형광 조영제 이동 패턴 역시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지만, 림프액 흐름이 막혀있다면 림프 수축 및 형광 조영제 이동 패턴도 불규칙하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모든 소동물의 정상 쪽인 왼쪽의 림프액 흐름 신호 그래프는 일정한 주기와 파형을 나타냈지만, 림프액 흐름이 막힌 오른쪽의 림프액 흐름 신호 그래프는 규칙성이 존재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또 실제 림프절을 절제한 겨드랑이 부위로부터 멀리 떨어진 손목 부위에서 측정해도 동일하게 규칙성이 없는 신호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측정 지점에 유연하게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전재용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환자들이 많은데, ‘림프 동역학 검사법’이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되면 특별한 증상이 없는 림프액 순환 장애 초기 단계도 발견이 가능해 부종이 더 진행되는 것을 조기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현석 교수는 “현재 가장 대표적인 림프액 순환 장애로 생기는 질환이 림프부종인데, 최근 치매, 비만, 소화기관 염증, 심근염, 녹내장과 같은 다양한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며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런 질환들과 림프 순환 장애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에서 발간하는 ‘동맥경화, 혈전 및 혈관생물학’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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