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후 교육상담 시범사업 폐지 가능성에 외과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가 사업 폐지는 몰락 중인 외과계를 방치하는 것이라며 강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시범사업 중단이 아니라 문제점을 적극 개선해 본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가 지난 26일 오전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환자 자가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일차의료를 활성화 하자는 취지에서 외과계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 교육상담 및 심층 진찰 시범사업'을 도입했다.
이 사업으로 외과계 의원은 수술·시술 시 환자에게 질환 경과와 주의점 등을 설명하고 '교육 상담료'와 '심층진찰료'를 책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정부는 시범사업 성과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사업을 축소 내지 폐지할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이다.
실제 외과계에서는 '상담료'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적용된 제도였지만 의료기관 참여율은 눈에 띄게 저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외과계 의원 1727곳만이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이는 전체 외과계 의원(1만2941곳) 13.3% 수준으로 이마저도 실제 진료비를 청구한 기관 숫자는 206곳에 불과했다.
이렇다 보니 시범사업 연장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정부와 달리 시범사업 성과를 언급하며 본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사업이 중단되면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과 이해가 사라지고, 이는 의료 질 저하를 야기할 것이이라는 입장이다.
조규선 회장은 "시범사업 성과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은 무너져가는 외계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보완이나 대안 없이 시범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으로 그 중요성을 생각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시범사업 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복잡한 행정절차와 낮은 수가 등 설계상 문제에 있다고 설명했다.
민승기 보험부회장은 "환자 동의를 받고 심평원 홈페이지에 업로드 하는 등 복잡한 절차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수가는 적어 애로사항이 크다"고 말했다.
민 부회장은 특히 "수술 전후 교육상담은 환자와 의사 양측 모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고, 본사업 본질적인 목적인 중증도에 적합한 의료 이용 개선 측면에서도 성과가 확인됐지만 교육상담 대상과 횟수가 제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환자 건강을 개선하고, 재입원이나 추가적인 의료 서비스 필요성을 줄여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고 장기적으로 의료비 증가를 억제할 수 있다"며 "문제점을 개선한 후 본사업 전환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이날 초음파 급여기준 강화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감을 표했다. 초음파 급여기준 강화에는 공감하지만 개원의 피해가 없도록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초음파 급여기준 일부 개정 고시를 통해 상복부 질환이 의심돼 초음파 검사가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요양급여가 가능토록 했다.
이외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 경우 의사는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가 동의서에 서명한 후 비급여로 진행하도록 했다.
민 부회장은 "불필요한 초음파 검사를 막아 재정 지출을 낮추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단순히 통계자료만 가지고 기준은 세우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민 부회장은 특히 "단순 증상이나 합병증이 없는 신우신염 등도 초음파 검사를 제한하고 있다"며 "말 필요한 환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만큼 급여기준 강화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균 rDNA, 동정검사(염기서열분석) 급여기준도 마찬가지다.
비뇨기계 감염 질환은 소변, 정액, 전립선액 등의 검체를 채취해 원인균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이들 검체는 환자 치료 결정에 중요한 부분이며 질환 치료뿐만 아니라 환자 치료 만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정부는 무균 검체로 볼 수 없는 경우 세균 rDNA, 동정검사 급여 적용을 제한한 상태다.
민승기 부회장은 "중간뇨, 전립선액, 정액 및 도뇨관을 이용해 채취한 소변 등은 환자 치료에 중요한 검체가 될 수 있는데 이를 시행할 수 없게 한 것은 결국 비뇨기계 감염 질환 치료 실패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로감염은 노인인구에서 폐렴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나 제도적 한계로 요로감염 치료시 적합한 원인균을 확인하지 못하게 되면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내성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