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계학습 모델을 적용해 백혈병을 세포 유전학적 특성별로 세분화하고,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별 맞춤형 치료 전략에 응용한 연구가 국내 최초로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혈액내과 조병식·박실비아 교수,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윤 교수팀 등은 최근 인공지능 학습 모델을 이용한 백혈병 치료 전략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신체능력 저하로 항암제 선택에 주의해야 하는 노인성 급성백혈병 환자를 AI 학습 모델에 근거해 유전학적으로 분류하고 치료제 선택에 따라 생존 예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인구의 고령화로 늘고 있는 혈액암이며, 평균 발병 연령이 65~67세로 노인에서 많이 발병한다.
고령환자는 항암치료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한 환자부터 표준치료가 부적합해 저강도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 환자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획일화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60세 이상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279명을 대상으로 유전학적 특성별 치료 효과를 생존율 관점에서 비교 분석했다.
먼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럽 백혈병 연구 그룹 분자유전학적 위험도 분류를 참고치로 사용해 치료군별 예후 예측 능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고강도 항암과 조혈모세포 이식을 주된 치료로 하는 젊은 환자군은 위험분류 예측도와 일치하는 반면 60세 이상 고령 환자군은 생존 예측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후 연구팀은 기계학습 모델을 적용해 환자별 복잡·다양한 백혈병 세포의 세포 유전학적 특성을 패턴화하고 이를 비슷한 유형끼리 묶어 총 9개 유전체 집단으로 구분했다.
이들 9개 유전체 집단에서 각 치료군별 생존 예후를 독립적으로 살펴봤을 때 집단별 유전체 특성에 따라 고강도 항암 요법이 저강도 항암 치료에 비해 항상 우월하지는 않았다.
또한, 저강도 치료 중에서도 최근 뛰어난 효과가 입증된 메틸화 억제제와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이 메틸화 억제제 단독 요법에 비해 항상 우월한 게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강도 항암 치료제에 효과가 좋은 환자들의 유전체 패턴이 저강도 항암 치료제에 대한 좋은 효과를 예측할 수 없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임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치료제 선택 등에 있어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이 궁극적으로 필요하고,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맞춤치료 전략을 현실화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박실비아 교수는 “점점 다양해지는 백혈병 치료제와 분자·유전학적 정보를 연계해 실질적 환자 생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연구"라고 소개했다.
이어 "개별 환자에서 세포학적 유전학적 변이가 너무 다양하고 동시다발적 변이가 흔한 만큼 기존의 통계 처리 방식으로는 이를 반영할 수 없었고 기계학습 모델 활용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