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약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MSD 백신 7종 판매를 종료하면서 새로운 매출 창출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5일 HK이노엔에 따르면 회사는 백신 계약 만료를 대비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사업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HK이노엔은 오는 12월 31일부로 MSD 백신 7종 유통, 판매를 종료한다.
HK이노엔은 지난 2021년부터 1월부터 MSD △가다실·가다실9(HPV 백신) △조스타박스(대상포진 백신) △로타텍(로타바이러스 백신) △프로디악스-23(폐렴구균 백신) △엠엠알(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 혼합 바이러스 백신) △박타(A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 유통을 담당해왔는데, 양사는 계약 만료 후 추가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MSD 관계자는 "회사 포트폴리오가 계속 변화하고, 경영 방향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새로운 파트너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계약 종료로 일부 제품은 향후 광동제약, 보령바이오파마가 판매할 예정이다.
HK이노엔은 그간 백신 유통, 판매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백신 매출액은 2021년 1924억 원, 2022년 2006억 원, 올해 3분기 누적(1~9월) 1091억 원을 기록했다.
HK이노엔의 연간매출은 백신 계약 전인 2020년 5984억 원에서 2021년 7698억 원, 2022년 8465억 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백신 유통, 판매의 경우 물류비용, 수수료 등 추가 비용이 소요돼 HK이노엔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실제로 HK이노엔 영업이익은 2020년 870억 원에서 2021년 503억 원, 2022년 525억 원으로 감소했다.
HK이노엔은 백신 사업 종료 후 코프로모션 계약으로 매출 공백을 메꾸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코프로모션 중인 제품은 당뇨치료제 시다프비아(한국 아스트라제네카), 인플루엔자 치료제 조플루자(한국로슈)가 있다.
시다프비아는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SGLT-2억제제 포시가와 DPP-4 억제제 시타글립틴 복합제로, 금년 6월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당초 SK케미칼이 생산과 공급을, 아스트라제네카가 상업화를 담당하기로 했으나, HK이노엔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금년 10월부터 병‧의원 영업‧마케팅을 맡게 됐다.
조플루자는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단 1회 경구 복용으로 인플루엔자 증상을 완화시키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항 바이러스제다.
금년 8월 HK이노엔이 한국로슈와 조플루자 국내 독점 유통 및 공동판매 협약을 체결하며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HK이노엔은 이 외에도 다국적제약사 및 국내 대형제약사와 다양한 블록버스터 제품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또,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역시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코프로모션 계약을 진행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케이캡은 연간 원외처방실적이 15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실적은 전년 대비 19.3% 늘어난 1321억 원을 기록했다.
이달 중 종근당과 맺은 케이캡의 국내 공급권 계약이 만료되는데, 이후 계약 조건 변경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코프로모션 계약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문을 열어두고 회사 전략 방향에 맞게 움직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