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테고프라잔)’ 유통 판권을 두고 보령과 협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종근당과의 재계약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대표 곽달원)은 보령과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동시에 자체 유통하는 방안 등 세부 사안을 놓고 최종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K이노엔과 종근당은 금년 12월말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국산 신약 케이캡(테고프라잔)의 국내 공급권 계약 ‘코프로모션’이 만료된다.
하지만 계약 만료가 목전인 상황에서 공급권 관련 계약 소식이 지연되면서 타 제약사 계약 및 단독 유통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렸다.
실제로 2019년 출시 당시 종근당과 케이캡 출시 2개월 여를 앞두고 체결된 만큼 이번에도 3분기 내 계약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종적으로 수수료 비율 등에 있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재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의 계약은 HK이노엔이 종근당에게 케이캡을 출하하면 종근당은 시장에 유통했다. 영업은 양사가 같이 진행하는 방식이다. 수수료 비율 등 판매 계약 방식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문제는 종근당의 경우 케이캡 유통 과정에서 이익이 컸던 만큼, HK이노엔 입장에선 다른 제약사와 계약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거나, 단독 유통을 통해 판매수익 전권을 가져가는 방식이 하나의 대책이었던 셈이다.
현재 HK이노엔과 보령은 케이캡 유통은 보령이 담당하고, 케이캡 구강붕해정(물 없이 입에서 녹는 제형) 판매는 HK이노엔이 맡는 방안을 두고 조율하고 있다.
케이캡 유통 판권 계약은 이르면 이번주 확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케이캡은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경쟁 약물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처방 실적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케이캡 처방 실적은 지난 10월까지 12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라면 케이캡의 올해 처방 실적이 15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HK이노엔과 보령이 케이캡 계약을 정상적으로 마무리한다면 시장에서 큰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이상 수익성에는 긍적적인 작용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HK이노엔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MSD 백신 판권을 넘기는 등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면서 “양사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한 조율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