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품질 문제가 발생한 '포 포장' 의약품을 중심으로 내년 수거검사 등 품질 감시가 강화될 예정이다. 복약 편의성이 높아 제품군을 늘리고 있는 제약사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관리과는 12일 "품질 부적합으로 이슈가 된 포 포장 제품에 대해 내년에도 수거 검사 등 품질감사 수준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 결과 약사법령에 따른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행정처분을 실시하면서 품질 부적합 제품에 대해 회수 및 폐기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 기조를 천명했다.
지난 4월과 5월 대원제약 해열제 '콜대원키즈'와 동아제약 '챔프시럽'이 제조 및 판매 중지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콜대원키즈는 상분리현상, 챔프는 갈변현상과 미생물한도시험 부적합 등이 원인이다.
포 포장 제품에서 문제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식약처는 지난 3분기 기획감사 일환으로 포 포장 형태 의약품 30품목에 대해 수거·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원제약 '포타겔현탁액'에서 품질 부적합이 확인돼 원인조사 및 GMP 준수 여부 등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해 행정처분 및 회수 등 안전조치를 실시했다.
종근당 모드콜코프시럽도 제품 절취선 부분에 흰색 약액이 누출됐다는 신고에 따라 식약처는 시중 유통 가능 품목에 대한 시험검사를 지시한 바 있다.
일부 제조번호 품목에서 신고된 바와 같이 성상 부적합이 확인됐고 그 외 미생물한도시험 등의 항목은 모두 적합했다.
식약처는 현재 성상 부적합이 확인된 모드콜코프시럽, 모드콜콜드시럽에 대해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 일각에선 식약처의 이 같은 관리 방안에 대해 불만도 있다. 의약품 안전은 중요하지만 제품 개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였고, 가이드라인도 없던 상황에서 채찍만 든다는 것이다.
예컨대 콜대원키즈펜시럽과 챔프시럽의 경우 방부제를 넣지 않은 개발 방식이 문제였다. 무방부제와 관련해선 별도의 규정이 없어 각자 개발 및 제조하다보니 품질 이슈가 발생한 측면이 있다.
실제 의약품 첨가제 가이드라인 등을 살펴보면 저감화 관련 규정과 방부제 첨가 관련 내용은 명시돼 있지만, 무방부제와 관련된 규정은 찾기 어렵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전이 중요하지만 관련 규정이 없고 제품 개발 당시에는 문제가 안 됐던 부분"이라며 "그런데 식약처는 해당 제품을 회수 및 폐기한 후 원인과 해결책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제약사에게 지우는 방식의 규제는 효율적인 측면이 있지만 제약사들 개발 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채찍도 필요하지만, 제약업계가 와 닿는 규제 환경 개선도 함께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