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시 최초 종합병원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양주한국병원이 지역 흉물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지난해 9월부터 휴원에 돌입했지만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은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특히 소규모 채권단이 유치권 행사로 병원 진입을 봉쇄하면서 시민들 발걸음도 뚝 끊겼다.
양주한국병원은 양주 고암동(양주시 화합로 1489)에 위치한 종합병원이다. 지난 2021년 3월 말 건립 공사를 마치고 7월 공식 개원했다.
병원은 총 2만3776㎡ 부지에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임상병리학과, 방사선과, 마취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8개 진료과에 201병상을 갖췄다.
최종적으로는 21개 세부 진료과에 650병상, 전문의 70여 명을 비롯해 총 400명을 목표로 했다.
양주한국병원은 의료시설이 부족한 양주시에서 지역거점 병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현재 양주시 인구는 24만여 명에 달하지만 의료기관은 20여 곳에 불과하다.
특히 옥정·회천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양주예쓰병원, 양주우리병원, 나무정원여성병원 등 병원급 3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의원급이다.
더욱이 응급실을 갖춘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시민들 불편이 컸다.
하지만 양주한국병원은 시민들 기대와 달리 줄곧 경영난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전기요금 1억여 원을 내지 못해 전력이 끊겼고 결국 문을 다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병원 내부에서는 공사 대금 채권단이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채권단은 현재 1년 넘게 본관을 점거하고 출입구를 봉쇄하며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양주한국병원 부채 규모는 약 8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6개 은행에 약 530억원, 건설사에 약 100억원, 의료기기 등 나머지 소규모 채권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그동안 해결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병원은 모든 업무가 멈췄지만 대여금을 갚지 않고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현재 병원 자산을 신탁(수탁자) 받은 신한은행도 공매 시장에 병원 건물과 토지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매 포털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금년 10월까지 총 23차례에 걸쳐 입찰공고를 올렸다.
하지만 매번 매입자를 찾지 못하고 유찰되고 있다. 최저입찰가도 당초 1136억원에 달했지만 최근 495억원으로 떨어졌다.
지역사회에서는 병원 매각 여부는 물론 매입자가 병원을 다시 운영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휴원 상태로 폐업 신고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사회에서도 어떻게 될지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병원이 사실상 폐업하면서 주변 상권도 날로 쇠퇴하고 있다.
당초 개원 당시 병원 진입로에는 고정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메디타운'이 형성돼 지역사회 건강증진을 위한 전문적인 의료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메디타운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지만 현재 대부분 공실이다. 약국은 문을 닫았고 일부 식당과 편의점만 운영 중이다.
본지는 양주한국병원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원이 매각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