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비만치료제로 총 4000억 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올해 국내 첫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비만 인구 증가로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의 치료제 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5일 LG화학은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Rhythm Pharmaceuticals, 이하 리듬社)와 희귀비만증 신약 LB54640의 글로벌 개발 및 판매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선급금 1억 달러(약 1300억 원), 개발 및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은 최대 2억 500만 달러(약 2700억 원)로 총 계약 규모는 3억500만 달러(약 4000억 원)이며 리듬社 연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매년 별도로 수령한다.
LB54640은 세계 최초의 경구 제형 MC4R 작용제로 임상 1상 결과 용량의존적 체중 감소 경향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0월 희귀비만증 환자 대상의 미국 임상 2상에 돌입했으며, 향후 리듬社는 이를 이관받아 시험자 모집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LB54640 개발이 가속화되고, 환자에게 더 편리한 치료제가 신속히 제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날, 마이크로스피어는 유한양행과 비만/당뇨 치료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동개발 계약 대상은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등 시장성이 확인된 품목의 장기지속형 주사제다.
인벤티지랩은 자체개발한 플랫폼 기술인 'IVL-DrugFluidic®'을 통해 다수의 차별화된 장기지속형 주사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으며, 유한양행은 뛰어난 마케팅 역량과 함께 임상개발 및 BD(Business Development)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글로벌 사업화 역량과 실적을 보유 중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으로 비만/당뇨 치료제 분야에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내 기업 중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대원제약, 대웅제약 등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잇다.
한미약품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인 '에페글레나타이드(개발명 HM11260C)'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계획 승인을 받았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주 1회 제형의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호르몬 유사체로 작용한다.
한미약품은 2025년 첫 비만약을 출시하고 이를 포함해 총 5종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신약 개발 전문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비만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로보는 DA-1726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FDA에 제출했으며, 2025년 상반기 1상을 종료할 예정이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8월 식약처에 마이크로니들(미세 바늘) 패치 기업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1022'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신청했다.
DW-1022는 다국적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으로 바꾼 치료제다.
주사제는 환자 통증을 유발하고 2차 감염 우려가 있지만 DW-1022는 간편하게 붙일 수 있는 패치 형태라 환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고, 체내 전달률도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GLP-1(Glucagon-Like Peptide-1) 유사체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올해 초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이 준비 중인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는 팔·복부 등 각질층이 얇은 부위에 1주일에 한 번 붙이기만 하면 된다. 신경세포를 건들지 않아 통증이 없으며, 기존 주사제와 비교할 때 동일한 약효를 갖는다.
일동제약은 R&D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GLP-1 작용제 계열의 먹는 비만 치료제 'ID110521156'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식약처에서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한편,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2년 사상 최대 규모인 1757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2030년 1000억 달러(약 129조65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