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남권역에서 최상위 병원으로 꼽히는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이 청렴체감도에서 나란히 5등급을 받으며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다만 청렴 노력도는 두 기관 모두 나란히 2등급을 기록, 종합평가에서는 3등급을 받아 체면을 간신히 지켰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오늘(18일) 전국 국립대학병원 및 지방의료원 등 22개 공공의료기관과 16개 국공립대학에 대한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22개 공공의료기관 중 종합청렴도 1등급은 존재하지 않았다. 2등급은 ▲경북대병원 (2등급↑, 전년대비 등급 변화) ▲경상국립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특별시서울의료원(미측정) ▲전남대병원 (1등급↑) ▲전라북도군산의료원 (미측정) ▲전북대병원(1등급↑) ▲제주대병원(2등급↑) ▲충북대병원(1등급↑)이다.
3등급은 ▲강원대병원 (1등급↑) ▲국립암센터(1등급↓) ▲대구의료원(미측정) ▲부산광역시의료원(미측정) ▲부산대병원(1등급↑) ▲서울대병원(2등급↑) ▲원자력병원(1등급↑) ▲충남대병원(-)▲충청남도홍성의료원(미측정)이다.
4등급은 ▲경기도의료원 (미측정) ▲인천광역시의료원 (미측정), 5등급은 ▲성남시의료원 (미측정) ▲충청북도청주의료원 (미측정) 등이다.
공공의료기관과 국공립대학 내부 갑질 위험 수위
평가 결과, 공공의료기관과 국공립대학 내부 갑질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질을 경험한 내부 구성원 비율은 42.3%며, 내부 구성원의 연구비 횡령·편취 경험률 2.49%다.
권익위는 공공의료‧대학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 청렴수준을 심층 진단하기 위해 2012년부터 국공립대학, 2013년부터 공공의료기관의 특수성을 반영한 모형으로 청렴수준을 측정해 왔다.
2023년도 종합청렴도 평가는 ▲공공의료기관‧국공립대학과 업무 경험이 있는 환자·계약업체 등 4300여명과 공공의료기관‧국공립대학 내부 구성원 6400여명 등 약 1만명이 참여했다.
이를 토대로 청렴체감도를 산출했고 ▲기관이 1년간 추진한 부패방지 노력(청렴노력도) ▲부패사건 발생 현황을 합산한 종합 평가로 진단했다.
2023년도 공공의료기관의 종합청렴도 점수는 74.8점, 국공립대학은 77.6점이다. 이는 지난달 28일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의 종합청렴도(80.5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공공의료기관 청렴체감도 평균 80점
공공의료기관 업무를 경험한 환자, 계약업체 및 내부 공직자 등 4600명이 평가한 청렴체감도는 79.3점으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의 청렴체감도 80.0점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공의료기관 진료 과정을 경험한 환자 또는 의약품‧의료기기 납품계약을 체결한 업체 등 2700여명이 직접 평가한 외부체감도는 87.8점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반면, 공공의료기관 공직자 1800여명이 평가한 내부체감도는 60.7점에 그쳐 기관 외부와 내부의 체감수준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 같은 간극은 부패 경험률에서도 나타났다. 환자‧계약업체 등 외부에서 경험한 부패경험률은 0.44%였던 반면, 내부 구성원의 부패경험률은 2.09%로 크게 차이났다.
공공의료기관 내부갑질 개선 노력 부족
이번에서 주목할 대목은 공공의료기관 내부에서 갑질행위가 여전히 심각한데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기관 차원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실제 내부체감도 세부 항목 중 공공의료기관 구성원들은 ‘부당한 요구‧지시‧거부 등의 갑질행위(57.0점)’ 항목에 대해 특히 낮게 평가했고, 내부 구성원들이 실제 경험한 갑질 경험률도 42.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갑질행위가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간부 등 상급자들의 개선 의지 부족(응답률 29.1%)’을 지적하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공공의료기관‧국공립대학의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는 국민권익위와 기관별 누리집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권익위는 공공의료기관은 환자‧계약업체‧내부 공직자들이 지적한 갑질 등 부패 취약 분야를 우선 개선하고, 국공립대학 또한 연구비 집행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집중 노력을 반영해 개선 대책을 조속히 행할 계획이다.
권익위 정승윤 부패방지 부위원장은 “공공의료기관의 부패‧갑질 행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연구비 부정 사용 행태 또한 건전한 학문 연구와 대학 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