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병·의원과 상급병원 간 원격협진이 의료취약지 환자 편의를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모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활성화를 위한 수가 보전과 협진시스템 및 업무 표준화 필요성도 언급됐다.
다만 이를 남발하는 일부 의료인들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악화 우려가 제기됐다. 또 현재 대한민국 상황에서 원격협진을 강조해야 할 명분이나 이득은 크지 않다고 판단됐다.
23일 보건복지부는 ‘의료취약지 의료지원 시범사업 현황분석에 따른 활성화 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해당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했다.
의료취약지 의료지원 시범사업은 섬‧벽지 등 의료기관 이용이 불편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 의사-의료인간 원격협진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지원한다.
지역보건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의료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고, 인프라를 지원해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시범사업은 2017년부터 시행 중이다.
연구진은 지역 병‧의원과 상급병원이 수술, 암 및 급성기 처치 후 주거지에 복귀한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협진을 시행할 경우, 재활‧감염관리‧투약 등 수술 전‧후 관리에 긍정적이라고 봤다.
특히 원격협진이 입원기간을 줄이고 서울‧경기 지역에 집중된 불필요한 외래 진료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술 전 재활‧감염관리‧투약‧수술 후 재활 등에 적용하면 대상 환자에게 심리적 안정과 개선된 예후를 제공할 수 있고 병실 과밀화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상급병원에서 수술 등 급성기 치료 이후 재활‧투약‧감염관리 등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경우, 환자 거주지에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지속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급병원으로 진료받기 위해 이동하고 대기하는 시간 등을 크게 줄이고 약제의 재처방 및 처치 후 사후관리 측면에서 환자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격협진 수가의 현실화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지난 2020년 7월 원격협의 진찰료가 신설돼 제한적 수가가 작용되고 있으나, 적정한 수가가 지급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연구진은 “수익구조를 보전할 수가체계 및 인센티브의 지원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환자를 위한 원격협진에 들어가는 시간적, 의료적 보상은 환자를 원격지로 보내는 것보다 나은 이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진 시간에 대한 수가를 책정해 협진이 길어질수록 더 큰 수가를 책정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기본진찰료를 책정하고 영상정보, 기타 검사정보들을 추가로 제공하는 경우 가산 청구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또 환자당 1일 1회만 산정하거나 소아, 공휴일, 야간 등 가산이 적용되지 않는 사실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다만 “원격협진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 수가 이상으로 지급할 경우, 이를 남발하는 일부 의료인들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비난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 입장에서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고 교통비 등 부수적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권장할 수는 있으나, 현재 대한민국 상황에서 원격협진을 강조해야할 명분이나 이득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