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문제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 출신 현직 검사가 의대 증원 인원을 기존 2000명에서 1800명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채훈 서울북부지검 공판부 검사는 지난 18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검사는 "저는 의사 출신 검사"라며 "의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면서도 제도나 법적인 문제로 인해 고충을 겪는 의사들 입장도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정부가 여러 차례 유관단체와 논의를 거치고 전국 대학 관계자들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 사안으로 알고 있다. 통계적으로나 실제 사회적으로도 의사 수가 부족해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는 것으로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0명 증원에 놀라는 국민도 있다. 양측 입장 반영 1800명 협의"
이 검사는 "그럼에도 의사들이 정부의 증원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집행부 지시에 따라 집단적 사직을 종용하고, 이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들에게까지 직·간접적으로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는 행동을 했다면 이는 집단이기주의를 넘어 형사적인 문제에도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대학병원서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피해를 가하고, 대학병원 경영난을 유발해 사회적인 폐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사들의 속칭 '밥그릇 싸움'에 국가가 두 손 들고 물러난다면 의사집단 아래 대한민국이 놓이는 형국"이라며 "국가적인 필요성에 의해 그 혜택의 수준이 조금 준다고 해서 국가를 상대로 항쟁하는 것은 일반 평균적인 국민들이 볼 때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인 듯 싶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다만 이번 의대정원 확대 규모 2000명은 갑작스러운 점은 있다. 정원 확대에 대한 공감대는 있었지만 그 규모 의외성에 놀라는 국민들도 있다"며 "제 의견으로는 1800명 증원으로 기존보다 감축해 증원하는 것이 양측 입장을 반영한 적절한 수준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묵묵히 환자 곁을 지키는 전공의 선생님들께는 보건복지부장관 표창과 함께 격려금을 지원한다면 사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돼 추가적으로 의사나 일반 국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