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에서 수족구병 유행 조짐에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 진료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면 진료로도 수족구병을 놓쳐 환자가 합병증을 앓는 사례가 왕왕 있어서다.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은 15일 SNS를 통해 "수족구병이 보이기 시작한다"며 최근 진료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수족구병은 손과 발, 입안에 물집이 잡히는 질환으로 열 감기와 증상이 거의 비슷하다. 보통 4월 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유행한다.
생후 6개월~5세 이하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집단생활시설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대개 가벼운 질환으로 지나가지만 드물게 뇌간뇌염, 뇌수막염, 급성이완성 마비,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현택 당선인은 "수족구병은 합병증인 뇌염, 폐출혈, 쇼크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병"이라며 "대면 진료로도 자칫 놓칠 수 있는 질환"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위험천만한 비대면 진료를 아이들에게도 허용했다"며 "최근 비대면 진료로 인해 18개월 소아가 수족구병을 놓친 사례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임 당선인은 "18개월 소아가 2일 전 저녁 비대면 진료로 발열에 동반되는 엉덩이 발진을 보고 면역이 떨어졌다는 진단을 받은 후 내원했다. 그런데 구강병변 없는 수족구병이었다"며 설명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2월 23일부터 모든 종별 의료기관에 대한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고 있다. 전공의 공백에 따른 비상진료 대책의 일환이란 게 도입 취지다.
4월 3일부터는 비대면 진료 시행 기관이 보건소와 보건지소까지 확대되고 있다. 전공의 부재와 비대면 진료 간 관련성이 없고, 보복성 정책 시행이란 비판이 의료계에서 쏟아졌다.
서울에서 소아청소년과의원을 운영 중인 개원의도 "요즘 수족구병 환자가 심심찮게 보이기 시작했다"며 "비대면 진료로 인해 소아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쳐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복지부가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부처인지, 산업계 육성을 위한 부처인지 알 수 없다"며 "비대면 진료 부작용 사례가 나와야만 멈출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보건산업부로 간판을 새로 다는 게 어떠냐"고 비판했다.
임 당선인의 게시글에도 의사들의 걱정섞인 댓글들이 줄이었다. 대부분 소아 진료만큼은 대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견해였다.
A의사는 "어차피 위험한건 아이들이고, 법적 책임은 의사가 지면 된다. 나는 문제없다. 뭐 이런 생각인 듯 합니다"라고 평가했고, B의사는 "소아 비대면은 진짜 시한폭탄 돌리기인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비판했다.
C의사는 "저도 오늘 구강 병변 없는 수족구병을 봤습니다"라고 답글을 남겼고, D의사는 "큰일입니다. 특히 요즘 유소아들의 질병이 너무 걱정됩니다. 하루 속히 병원 진료 받는 날이 오길 바라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