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걸음 재택의료, 전담부서 신설 절실"
이건세 대한재택의료학회장 "제도 논의 정부 소통창구 부재"
2024.05.14 06:24 댓글쓰기



"산재된 재택의료 제공 주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우리나라 재택의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나가겠습니다."


올해로 창립 2주년을 맞이한 대한재택의료학회 이건세 회장(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이 지난 12일 열린 제2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데일리메디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이건세 회장은 "그동안 공공 의료를 중심으로 재택의료 서비스가 이뤄져 왔지만 공공의료만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의료 토대 위 민간 의료 및 돌봄 부문이 힘을 합치는 새로운 의료 모델을 제시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대한재택의료학회는 지난해 2월 17일 출범한 학회로 한국 재택의료 정책과 제도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시작됐다.


박건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前 대한치매학회 이사장)가 초대 이사장으로, 이건세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초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재택의료란 의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력이 환자 자택이나 시설에 방문해 진료, 처치, 의학적 상담과 지도 등 종합적인 의료와 관리를 실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및 디지털 기술 발달과 더불어 노인 및 중증질환자, 장애인 돌봄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재택의료 필요성 역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재택의료를 사회 구조와 의료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재택의료가 발전하기 위한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고 국민들의 인식도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이 회장은 "재택의료는 아직 우리가 해보지 못한 분야다. 그러다 보니 일반 국민과 환자 보호자뿐만 아니라, 의료인 및 돌봄 종사자 중에도 재택의료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재택의료 현장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와 해결책은 무엇인지 중장기적인 논의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재택의료 개념조차 생소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학회는 미흡한 재택의료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사회적 논의를 이끌고 바람직한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학회는 특정 분야에 편중돼 있지 않고 의료 및 돌봄 분야 전문가, 환우회, 헬스케어 기업 관계자, 언론인 등 다양한 직역들로 구성돼 있다.


이 회장은 "학회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해야할 일이 산적해 있지만 한국 재택의료 길잡이로서 다양한 직역이 소통하는 하나의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담부서 신설 없이는 공염불 불과…장기적 소통 창구 필요


이건세 회장은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담부서 신설 없이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재택의료도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만 발전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국민들의 피해가 없지만 당장 제도와 정책 방향을 논의할 수 있는 정부 소통 창구가 없어 답답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추진한 시범사업이 끝나더라도 이를 평가하고 새로운 사업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이 회장 설명이다.


이 회장은 "정부가 여러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담당부서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사업을 평가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재택의료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학회에 대한 많은 관심도 당부했다


이 회장은 "우리 학회는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해 몇몇 분들이 뜻을 모아 창립한 모임"이라며 "서둘러 학회를 설립하다보니 아직 참여를 하지 못한 전문가, 활동가, 사업가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재택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 및 가족들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그리고 현장에서 재택의료를 제공하는 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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