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료계 휴진 강행했지만 '응급‧중증진료' 유지
주요 대학병원 공백 최소화…"난치성 환자 등 집중, 이런게 상급종병 역할"
2024.06.19 17:09 댓글쓰기

지난 18일 정부 정책에 대한 의대 교수들의 강한 반발 속에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범의료계 휴진이 진행됐지만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우려했던 대란은 일어나진 않았다.


애초 교수들의 휴진 참여가 저조한 병원도 있었으나, 휴진율이 높았던 병원도 응급‧중증환자에 대한 진료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휴진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상급종합병원의 본래 역할에 부합하는 중증‧희귀‧난치질환 중심의 진료가 이뤄지며 '진료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교수들 휴진으로 인해 서울아산병원의 전신마취 수술이 76건(오후 3시경 집계)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직전주인 6월 11일 149건 대비 절반으로 급감했으며,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던 지난해 6월 셋째 주 화요일과 209건과 비교했을 때는 36.4% 수준으로 줄었다.


울산의대 비대위 조사에서 서울아산병원 교수 369명 중 225명(60.9%)이 18일 휴진 또는 진료 축소를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병원 측은 이날 국소마취 수술까지 포함한 총수술 건수는 118건으로, 최근 일일 평균 수술 150~180건에 비해 65~80% 수준을 유지했다며 다소 다르게 평가했으나, 휴진으로 인해 다수 수술의 일정이 조정되거나 취소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울산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18일 울산대병원의 외래 휴진율은 30.1%에 달했고, 휴진 외 외래 축소까지 더하면 실제 외래 가동률은 더욱 낮다고 밝혔다.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강남센터 역시 휴진 첫날인 지난 17일 외래 진료가 직전주보다 평균 25%, 수술은 16%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 병원 모두 18일 현장에서는 큰 소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심지어 서울아산병원 측은 이날 외래진료 환자가 약 1만2000명으로 평소 수준이었다고 밝혔으며, 울산대병원도 방문 환자가 직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 배경에 교수들이 휴진 후 병원을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라, 원내에 머물며 응급‧중증‧난치‧희귀질환 진료를 지속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교수들은 전면 휴진을 예고하면서도 환자들의 진료공백 우려에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분야는 휴진기간에도 차질 없이 진료가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지속 강조했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무기한 휴진을 시작하며 "서울대병원은 열려있다. 교수들은 계속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환자분들 병원에 오시면 진료받으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료변경 연락을 못받으셨거나 또는 약이 필요한 분들 모두 병원에 오셔서 진료를 받으시길 바란다. 중환자실, 응급실, 입원실 모두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도 18일 오후 1시경 당일 전신마취 수술이 65건이라고 밝혔다가, 2시간 뒤 응급수술 11건이 추가됐다고 전해 원내에서 당장 진행해야 하는 수술은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게 했다.


강 위원장은 휴진에 앞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에 보낸 메시지에서 "휴진 기간에도 서울대병원의 진료가 지금 반드시 필요한 중증 희귀질환 환자분들을 진료한다는 방침에 교수들도 보다 마음 편히 휴진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 같다"며 "저희가 계획하는 것이 과연 '전면 휴진'인지 진정한 최상급종합병원으로써 거듭나기 위한 '진료 정상화'이자 '준법투쟁'인지 좀 혼란스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20년 전부터 서서히 이뤄졌어야 하는 의료전달체계의 정상화를 며칠 만에 급작스럽게 시도하는 셈이라 피해를 보는 분이 계실까 저희도 두렵다"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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