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와 관리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국가가 나서 '디지털 병리' 도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정찬권 병리과 교수는 28일 오전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디지털 병리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디지털 병리'란 세포 및 조직 현미경 검경을 위해 사용하던 유리 슬라이드를 디지털 파일로 전환해 병리 정보를 획득,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모니터와 같은 영상 표시 장치 화면을 통해 병리학적 판독, 해석을 할 수 있기에 광학 현미경이 필요없다.
디지털 병리는 장소와 시간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어 검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보관이 용이한 점이 장점이다.
특히 디지털 병리를 구축한 병원과 데이터 공유·이동이 용이해 병원과 지역별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질(質)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디지털 병리를 구축하는 비용이 막대하다 보니 대부분의 병원에서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디지털 병리는 슬라이드를 스캔해 이미지 파일을 서버에 보관하는 형식이라 첨단 디지털 스캐너와 방대한 크기의 저장 서버가 필요하다.
실제 정 교수가 속한 서울성모병원은 디지털 병리 온프레미스 서버 증설 비용만 연 3억원 이상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재정적 여유가 있는 일부 병원을 제외하고는 선뜻 디지털 병리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만 디지털 병리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정찬권 교수는 "병원에서 장비를 사거나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면 수가에서 보상을 받는데, 디지털 병리는 투입 대비 수익으로 이어지는 보상이 없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지난 2019년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디지털병리 진단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초기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