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수련병원을 떠난 지 5개월이 경과한 가운데 서울대, 아산 등 소위 빅5 병원의 평균 누적 손실이 17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3년 빅5병원 의료수입을 기준으로 월평균 20% 손실을 일괄 적용한 수치로 각 병원의 실제 손실은 더욱 크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그럼에도 주요 병원들의 막다른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유형화한 수치로 볼 수 있다.
실제 빅5병원 손실액을 20~30%로 추산하는 시각이 다수며 차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청구 내역으로 전년 대비 감소 및 손해 산출이 가능하지만, 현재까지 청구 내역으로는 신뢰성 있는 수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2일 병원계에 따르면 전공의 미복귀 사태 장기화로 전공의 비중이 높은 빅5병원의 누적 손실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빅5병원의 전체 의료수입을 살펴보면 ▲서울아산병원(3조1505억원) ▲연세대의료원(3조2734억원) ▲삼성서울병원(2조804억원) ▲서울대병원(1조4035억원) ▲가톨릭의료원(3조544억원)을 기록했다.이를 단순히 12개월로 나누면 ▲서울아산병원(매월 2625억원) ▲연세대의료원(2727억원) ▲삼성서울병원(1733억원) ▲서울대병원(1169억원) ▲가톨릭의료원(2545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각 병원별 매달 손실을 20%로 가정할 시 ▲서울아산병원(525억원) ▲연세대의료원(545억원) ▲삼성서울병원(346억원) ▲서울대병원(233억원) ▲가톨릭의료원(509억원)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현재 전공의 사퇴가 시작된 2월 20일부터 7월 2일을 기준으로 보면 133일이 경과했다. 4개월로 유형화해 적용하면 ▲서울아산병원(2100억원) ▲연세대의료원(2180억원) ▲삼성서울병원(1384억원) ▲서울대병원(932억원) ▲가톨릭의료원(2036억원)의 손해액를 추정할 수 있다.
연세대의료원과 가톨릭의료원의 경우 회계상 단일 병원이 아닌 산하 병원의 수입을 공동으로 포함해 계산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산출한 수치다.
이외에도 의료계 내부적으로 추산한 손실액은 ▲서울아산병원(450억원) ▲연세대의료원(450억원) ▲삼성서울병원(300억원) ▲서울대병원(300억원) ▲서울성모병원(3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해당 수치를 기준으로 4개월분을 산출하면 ▲서울아산병원(1800억원) ▲연세대의료원(1800)억원 ▲삼성서울병원(1200억) ▲서울대병원(1200억원) ▲서울성모병원(1200억원) 규모로 손해가 추정된다.
전남대병원 누적 손실액 631억 '공개'
정신 전남대병원장이 2일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공개한 전남대병원의 전공의 사퇴 사태로 인한 누적손실액은 631억원 수준이다.
파업 후 실질적으로 4개월이 경과한 현재까지 매월 157억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전남대병원의 2023년 의료수익인 8937억원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지금까지 631억원(7.06%)가 증발했다.
지난해 의료수입 8937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12개월 간 매달 744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손실율을 20%로 가정할 시 매월 149억원의 손해를 봤다. 이를 4개월 기준으로 보면 596억원이며 정 병원장이 공개한 손실액에 근소한 수치다.
현재 대학병원의 의료비용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의대정원 사태까지 겹치면서 내년도 경영수지는 대부분 마이너스 기록이 유력하게 전망된다.
병원계 관계자는 “전공의 사퇴 장기화로 병원 내부 직원들의 갈등과 손해도 상당한 수준”이라며 “개인적으로 주 4일 근무로 변경되면서 금전적 손해가 만만찮은 상황으로 사퇴 상황이 최대한 빨리 봉합되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병원계 손해에 비해 정부 지원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며 “실질적인 손해를 산정해 지원하는 피해보상 방안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빅5병원 전체 전공의는 현원 기준 약 2000명으로 서울대병원 480여명, 서울성모병원 290여명, 서울아산병원, 520여명, 삼성서울병원 520여명, 세브란스병원 500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