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10대 제약사 중에 대웅제약과 유한양행이 금년 상반기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위 제약사 가운데 대웅제약(대표 이창재·박성수)과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이 올 전반기에 가장 많은 R&D 비용을 사용했다.
대웅제약은 금년 상반기 ‘1187억원’을 투자했다. 직전 연도 연구개발 비용(1003억원)과 비교하면 183억원을 더 썼다.
대웅제약의 이 같은 R&D 투자 확대는 연속된 신약 개발 성과에 따른 선순환으로, 신약의 글로벌 시장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늘어나면서 투자도 늘고 있는 모양새다.
대웅제약은 미국 FDA에서 바이오 신약으로 승인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성장했다. 글로벌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국내 34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는 2분기 실적 332억원을 기록했고, 36호 신약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도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펙수클루의 정맥주사제 개발을 비롯해 GLP-1 유사체 탑재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 디지털 의료기기 확대, AI 신약개발 등 파이프라인 확대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대웅에 이어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한 제약사는 유한양행으로 금년 상반기 약 ‘1048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동기(868억원) 대비 20.6% 늘어난 수치다.
유한양행은 EGFR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개발 이후 국내 시장에서의 영역 확대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렉라자는 지난해 단독요법으로 국내 ‘1차치료 허가’, 금년 ‘1차치료 급여 승인’에 이어 조만간 미국 FDA로부터 1차 치료를 위한 병용요법 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신약 성과로 글로벌 빅파마 발돋움 가능성이 커지면서 파이프라인도 늘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들여온 알르레기 치료제 ‘YH35324’, ABL바이오 도입 면역항암제 ‘YH32367’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렉라자를 이을 신약으로 연구 중이다.
세 번째로 많이 투자한 곳은 한미약품이며 상반기 연구개발에 988억원을 사용했다.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난 수치로, 최근 오너 갈등에도 불구하고 신약 투자에 적극적이다.
한미약품은 전주기적 비만치료 신약 프로젝트 ‘H.O.P’를 진행 중이며 한국인 맞춤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 임상 등 신약개발 투자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HM15136(에페거글루카곤), 전이성 고형암 환자 대상 이중항체 ‘BH3120’ 병용 임상 등 다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이 외에 GC녹십자(800억원), 동아에스티(720억원), 종근당(674억원) 순으로 R&D에 많은 금액을 썼다.
R&D 비중 높은 제약사, 한올바이오·부광·신풍·JW중외·유나이티드·삼진제약
중견 제약사를 포함한 전체 제약사 중 연구개발 비율 기준 가장 많이 투자를 한 제약사는 한올바이오파마(30.4%), 동아에스티(24.5%), 부광약품(20.1%) 순이었다.
우선 한올바이오파마의 경우 금년 상반기 R&D에 200억원을 투자했고, 동아에스티는 720억원을 투자했다. 부광약품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143억원을 사용했다.
이어 신풍제약(14.0%), JW중외제약(11.5%), 한국유나이티드제약(11.1%), 삼진제약(10.7%) 녹십자(10.3%) 등이 경기 불황 우려에도 R&D에 10% 이상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 대비 1% 비중으로 소규모 R&D 투자를 진행한 기업은 광동제약(1,7%), 진양제약(1.7%), 일성아이에스(1.6%), 한국유니온제약(1.6%), 대한약품(0.8%)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크게 연구비를 줄인 기업으로는 일동제약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19.2% R&D비중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1%를 투자해 가장 낙폭 범위(18.0%)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