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과 HLB가 항암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 도전한 가운데, 미국 문턱을 넘은 1호 국산 항암제는 유한양행 '렉라자'가 됐다.
HLB는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를 자신했지만 지난 5월 CRL(보완요구 서한)을 받고 현재 재심사 신청을 준비 중이다.
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미국 상품명 LAZCLUZE™, 성분명: 레이저티닙)와 J&J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EGFR 변이 NSCL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된 오시머티닙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최초이자 유일한 다중 표적 및 비화학요법 병용요법이 됐다.
고도로 선택적이고 뇌(腦) 침투 가능한 3세대 경구 EGFR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인 렉라자와 면역 세포 유도 활성을 가진 EGFR 및 중간엽 상피 전이(MET) 수용체 타겟 이중 특이성 항체 리브리반트를 결합해 EGFR 세포 내외 도메인 모두에서 작용하는 유일한 다중 표적 병용요법이 승인된 것이다.
특히 이번 승인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항암제 중 처음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
지난 1999년 SK케미칼이 개발한 항암제 '선플라주'는 국산신약 1호로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FDA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이후 국산신약 3호로 허가를 받은 동화약품 '밀리칸주', 국산신약 8호로 허가받은 종근당 '캄토벨주'도 FDA 승인에는 실패했다.
반면 유한양행 렉라자는 국내에서 2021년 1월 국산신약 31호로 허가받은 데 이어 2023년 6월 국내 1차 치료제로 허가가 확대됐고, FDA에서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승인을 받았다.
이번 허가로 인해 승인심사를 앞두고 있는 유럽, 중국,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렉라자 처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HLB, 보완유구 서류 수령 후 '재심사 신청서' 제출 준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항암제로 미국 FDA 허가에 도전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HLB가 있다.
HLB는 지난 5월 17일 "간암 1차 치료제로 미국 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병용요법과 관련해서 CRL(보완요구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리보세라닙은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가 개발해온 표적항암제이고, 캄렐리주맙은 항서제약의 면역관문억제제다.
HLB에 따르면 FDA가 CRL을 통해 보완 요구한 사항은 두가지다.
구체적으로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일부 미비한 점으로 인해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리보세라닙 승인 보류 ▲해외여행 제한으로 인한 BIMO Inspection(임상 사이트 실사) 미완료 등이다.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은 지난 7월 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대면 미팅을 진행했으며, FDA가 CRL 발급으로 지연됐던 본심사를 다시 속행하기 위해 재심사 신청서 제출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 항서제약은 별도 실험이나 서류 준비 없이 실사 이후 2차례에 걸쳐 제출한 보완자료를 반영, FDA에 신약허가 신청 서류를 9~10월경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FDA는 해당 서류를 접수 후 판단 기준에 따라 최대 2개월(Class 1) 또는 6개월(Class 2)로 심사기간을 정해서 이 기간 내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년 2분기 승인이 기대됐던 HLB의 리보세라닙은 FDA로부터 CRL을 받으면서 연내 승인은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년에 다시 신약 승인 신청을 한다면 2025년 하반기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