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면역요법으로 '밀 알레르기' 극복" 첫 보고
김지현·김민지 교수 등 공동연구팀, '아태알레르기 면역학술지' 발표
2024.08.26 12:36 댓글쓰기

밀 알레르기를 경구면역요법으로 안전하게 극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처음 보고됐다.


밀 알레르기는 밀에 포함된 단백질 성분으로 발진 및 가려움증, 호흡곤란 등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심한 경우 쇼크(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김지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밀 알레르기 경구면역요법 적용에 관한 연구 결과를 ‘아시아태평양 알레르기 면역학술지(ASIAN PACIFIC JOURNAL OF ALLERGY AND IMMUNOLOGY, IF=5)’ 최근호에 발표했다. 


"소아청소년 50명 중 41명(82%), 알레르기 증상 사라져"


김지현 교수팀에 따르면 경구면역요법을 받은 소아청소년 50명 중 41명, 82%가 알레르기 증상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2015년 10월에서 2022년 7월 사이 밀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3세에서 17세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50명에게는 경구면역요법을 시행하고, 나머지 22명은 대조군으로 선정해 밀 알레르기 반응의 완화 정도를 관찰했다. 


경구면역요법은 삶은 면 유발검사를 통해 밀 단백질 섭취량에 따른 알레르기 반응 정도를 신중하게 살피고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면 섭취량을 바탕으로 초기 섭취량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보호자에게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주의와 증상 관리, 응급대처에 필요한 에피네프린 주사 방법을 교육하고, 증상 일지를 작성하면서 필요시 의료진과 상의할 수 있도록 했다.


소아청소년 41명(82%) 증상 치료 효과 확인


결과는 성공이었다. 경구면역요법을 받은 소아청소년 50명 중 41명, 82%가 알레르기 증상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경구면역요법 처음 시작 당시 본인이 먹을 수 있었던 면의 양에 따라 다르지만 경구면역요법을 한 지 9개월(중앙값)만에 거둔 성과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22명 중 1명(4.5%)만 알레르기 증상이 자연적으로 소실됐다. 


실제로 경구면역요법 시작 당시와 섭취량 증가를 모두 달성한 시점에 시행한 혈액검사를 비교했더니 참가자들의 면역 관련 수치가 개선됐다. 


지속적인 밀 섭취로 면역글로불린(IgG4) 수치가 증가해 밀에 대한 항체가 생성돼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시킨 것으로 보였고 호산구 수치도 감소해 면역 체계가 적응한 것을 확인했다. 


대조군에서는 반대로 알레르기 반응과 관련 있는 수치(IgE)가 오히려 증가하고 다른 지표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경구면역요법에 따른 알레르기 반응은 안정적으로 관리가 됐다. 알레르기 반응 보고 회수는 인당 2번 정도로, 가려움증과 같은 피부 증상이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효과는 고무적이지만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 없이 임의로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천식이 동반된 경우나 면역혈청학적 검사가 부적합한 경우에는 경구면역요법의 실패 가능성이 높고, 환자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김지현 교수(연구 주관)는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 및 전문적인 교육에 따라 집에서 편안한 방법으로 밀 알레르기를 극복할 수 있게 되면 최소한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고, 나아가 다양한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김민지 ·김지원 세종충남대병원 소청과 교수, 정민영 고신대복음병원 소청과 교수 등이 공동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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