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 개발, 병원 '비정형 데이터' 활용률 높여야"
박래웅 아주대의료원 교수 "의료진 타이핑 정보·환자 생체신호 등 중요"
2024.09.30 05:56 댓글쓰기

박래웅 아주대의료원 교수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AI 대전환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진호 기자

환자 진료 과정에서 의료진이 얻게 되는 ‘비정형적 데이터’가 빅데이터 구축 사업에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인공지능(AI) 분야 기술 패권을 갖기 위해서다.


다소 민감한 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보호는 하면서도 이에 대한 활용 방식을 다양화해야 AI를 활용한 빠른 신약 개발 및 의료기술 발전 등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래웅 아주대의료원 교수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AI 대전환 토론회에서 “진단명, 검사결과 등은 AI를 위한 빅데이터로 활용되고 있지만 비정형적 데이터는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책 토론회는 제약바이오 분야 AI 혁신을 위한 정책적 방향, 과제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최신 지견을 공유함과 함께 정부 각 부처에 정책 제언에 나섰다.


의료계 패널로 참여한 박래웅 교수는 “병원 의료기록 등 정형적 데이터가 정부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사업에 지정 됐다”라며 “표준화를 통해 빅데이터 망 구축에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의료진들이 직접 타이핑 쳐서 넣는 텍스트, 환자에게 생성되는 생체 신호, 영상자료 등 데이터도 많다”며 “이러한 비정형 데이터는 해당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2022년부터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청과 공동으로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의 예타 조사를 거쳤고 금년 4월 본격 출범했다.


출범한 국가 통합 빅데이터 구축 사업은 100만명 규모의 임상정보, 유전체 등 데이터와 개인보유 건강정보를 통합해 구축하고 연구 목적으로 개방하는 연구개발(R&D) 사업이다.


박 교수는 “비정형 데이터가 정말 중요하다”라며 “망은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텍스트 등 데이터도 표준화 시켜 시스템으로 묶고 이 정보망을 접근할 수 있도록 해 AI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혁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첨단바이오기술과장(왼쪽), 심은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오른쪽). 최진호 기자
“환자 데이터 완벽한 보호 속 활용 필수적이고 국민 설득이 과제”


정부 측 패널로 참석한 남혁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첨단바이오기술과장, 심은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은 해당 산학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책 추진 상황 등을 공유했다.


남혁모 과기부 첨당바이오기술과장은 “구글 등 빅테크도 바이오 AI 신약 개발 모델에 투자를 하고 있다”라며 “한국에선 SK바이오팜, 대웅제약 등이 자체 신약 개발 AI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데이터, 인력, 자본 등 문제로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올해 시작하는 K-멜로디 프로젝트가 기업, 연구소 등의 참여를 통해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AI 모델에 대한 활용성을 좀 높이기 위한 그런 사업들을 내년에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AI가 바이오 어느 분야에 이용될 수 있을 22개 분야에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에 정부 부처간 합동으로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AI, 바이오 활용 연구 협력 거점을 지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심은혜 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은 “의료 AI가 가지는 아주 많은 기대에도 환자의 민감 정보로부터 추출되는 특성은 굉장히 어렵고 복잡하다”라며 “2년이 넘도록 그 숙제를 해결하진 못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료법에서 생명윤리법 등 환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다투는 부분이 있다”라며 “국민들이 연구 목적의 의료 데이터를 기꺼이 쓸 수 있도록 동의하도록 하는 것에 많은 고민이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그는 “그래서 환자 데이터를 완전히 보호하면서도 충분히 활용할 기술 개발을 통해 성과를 내려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공감하는 기술을 쓸 수 있는 데이터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산학연에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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