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식석상에서 전공의들에게 사과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대란 책임이 정부와 의료계 둘 다에 있다"고 인정했다.  

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의료대란 책임이 전공의에게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다. 

이는 지난번 대정부질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대란의 일차적 책임은 전공의에 있다"고 말해 파장을 낳은 발언을 소환한 것이다.  

조규홍 장관은 "당시 대정부질의 때 저도 있었다. 아마 전공의 현장 이탈로 촉발됐다는 걸 강조하신 표현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도 문제, 전공의분들의 현장 이탈도 문제지만 비교를 하기보다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시 백혜련 위원은 "자꾸 말을 돌리지 마시고, 한덕수 총리의 해당 주장에 동의하는 지를 묻는 것이다"고 다그쳤다. 

조규홍 장관은 "책임은 의료계에도 있고 정부에게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백 위원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총리님보다는 나은 답변이다"고 평가했다. 

교육부 '의대 6년→5년', 사전협의 없었다···"교육 질 떨어뜨리면서 단축할 일 없을 것"  

전날 교육부가 발표한 의대 교육과정 6년을 최대 5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의료계는 "현실적으로 6년 과정도 부족하고, 수의대도 6년 과정인데 사람을 다루는 교육을 5년으로 줄여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백혜련 위원은 "교육부가 복지부와 상의하고 발표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규홍 장관은 "사전에 구체적으로 협의는 못했지만, 학사일정의 어려움, 의료인력 공백 등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는 이것으로 인해 의료 교육 질이 떨어지고 질 낮은 의사가 배출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교육 질을 떨어뜨리면서까지 교육 기간을 단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복지부가 교육부에 적극적으로 항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의사 배출은 복지부 담당인데, 복지부가 가만 있어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 정책은 전국민을 위해, 신중하게 발표해야 하는데 한 두 사람을 위해 급하게 발표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복지부가 교육부에 강력하게 항의할 수 없다면 근거라도 받아서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장관은 "일률적으로 5년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이 아니라, 학교 현장 상황에 따라 줄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면서도 "교육부가 앞서 의대학장들과 접촉해 의견 수렴은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슬비 기자 (sbl@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