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가 ‘지방간질환’을 ‘대사이상 지방질환’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대국민 캠페인 전개에 돌입한다.
지난 수십년 간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과 비알코올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에 대한 질병명은 간장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됐지만, 음주량 중심 진단기준으로 대사기능 장애를 간과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데 따른 변화다.
17일 장병국 대한간학회 지방간연구회 회장(계명대병원 소화기내과)은 “이번 명칭 변경은 서구화된 식이, 비만, 인슐린 저항성, 나이, 성별, 호르몬 등 다양한 인자 영향에 따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 명칭 변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변화는 질환 핵심 인자 변화에 따른 생활습관 개선‧비만방지를 강조위한 목적이다. 학회는 용어 변경을 토대로 지방간을 해결하기 위해 범사회적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용어 변경은 국제적 추세를 반영키 위해 시작됐다. 국제적으로도 생활 요인을 배제한 진단기준을 대체하고 대중적 건강문제인 대사 이상에 집중하기 위한 변경 합의가 이뤄졌다.
이에 간학회 역시 국제적 명칭 변경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방간질환에 대한 새로운 용어를 정립키 위해 2024년 2월 지방간질환 질병명 개정위원회(김윤준 외 7인)를 출범해 추진했다.
개정위원회는 지방간질환 본질을 반영하면서 질병에 대한 이해를 향상하는 용어를 제정을 목표로 간학회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광범위한 논의 및 수정 끝에 2024년 간학회 지방간질환 임상 진료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의 의견청취와 학회 이사회 추인을 거쳐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을 새로운 한글 용어로 선정했다.
간학회는 지난 6월 27일 열린 The Liver Week 2024 연례학술대회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새로운 용어에 대한 공식적인 한글 용어를 사용을 공표했다.
장 회장은 “새로운 명칭이 향후 환자를 배려하는 의료 환경을 조성하고 새로운 약물 및 바이오마커 개발 촉진, 학술단체, 정부기관, 정책 입안자, 의료산업 및 환자 단체와 같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질병 인식 증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질병 인식 개선 프로젝트 돌입…“핵심 포인트는 체중 감량”
간학회와 질병관리청이 기획 과제로 분석한 정책연구 결과, 체중 감량은 지방간 예방과 치료를 위한 필수적인 전략으로 도출됐다.
학회에 따르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과도한 음주, 약인성, 바이러스 간염 등과 같은 이차적 원인에 의해 간질환이 없어도 발생하는 만성 간질환으로 비만, 당뇨, 고령 등과 동반되며 유병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또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간경변증, 간암과 같은 만성간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과도 관련성이 있어 향후 국민 건강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단순히 지방간(Steatosis)이 아닌 지방간염(Steatohepatitis)까지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7% 이상의 체중 감량과 식습관 개선과 운동 치료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이에 최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관련 상병질환의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는 시점에서 의료계뿐 아니라 범사회적으로 지방간 관리와 적극적인 예방 홍보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장 회장은 “지방간은 식이요법과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 개선할 수 있지만 적극적인 내과적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에도 불구하고 요요현상 등 호전되지 않는 경우 지방간 원인인 비만 관리를 위해 비만대사 수술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간은 평소 증상이 없어 간경변증과 간암 등이 발생한 후에는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치료해도 완벽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이뤄진다면 정상 간을 유지해 초고령화 사회에 맞서 이겨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