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이 관계사 보령바이오파마와 사옥 보령빌딩을 매각한 데 이어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자금 마련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높다.
보령은 조달한 자금을 제약사업 강화와 신사업 투자에 사용한다는 계획인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우주사업이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자금 사용처에 대한 주주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은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175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1809만7207주이며, 신주 발행가는 주당 9670원이다. 납입일은 11월 13일이며, 신주의 상장 예정일은 11월 29일이다.
보령은 증자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제약사업 강화를 위한 공장 및 설비 증설 ▲전략적 필수 의약품 확보, 공급, 유통 사업 확장 ▲장기적인 국가 및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공장 및 설비를 증설하고 전략적 필수 의약품을 중심으로 자가제품 생산능력을 확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보령이 2022년부터 추진 중인 Humans In Space 사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갈 예정이다.
인류의 우주 장기 체류에 핵심적인 인프라와 우주의학 관련 사업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우주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보령은 앞서 관계사인 보령바이오파마와 사옥 보령빌딩을 매각하며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보령파트너스가 보령바이오파마 경영권지분을 PEF 운용사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와 산업은행PE실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7월 매각을 완료했다. 거래액은 약 3200억 원이다
또 같은달 보령홀딩스는 한국토지신탁이 설립한 리츠 '케이원제26호종로오피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보령빌딩을 1315억 원에 매각했다.
보령빌딩에는 보령을 비롯해 보령바이오파마, 보령컨슈머헬스케어 등이 입주해 있는데, 보령은 매각 후 재임차 방식을 통해 최소 7년 이상, 건물의 절반 이상을 임차한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까지 올해 보령이 확보한 자금을 통해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의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신사업 추진 동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보령 지분은 보령홀딩스가 2548만4748주(37.1%), 김은선 회장이 714만2296주(10.4%), 김정균 대표가 81만7583주(1.19%)를 보유하고 있다.
유상증자 후 지분율은 보령홀딩스 29.3% 보령파트너스 20.9% 김은선 회장 8.2% 김정균 대표 0.9%가 된다.
김정균 대표는 보령파트너스 지분 88%, 보령홀딩스 지분 약 45%를 보유하고 있는데, 유상증자 후 김정균 대표의 보령 지분율은 2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승계까지 이루게 된 셈이다.
다만, 일부 주주들은 조달 자금의 상당 부분이 사용될 신사업인 우주 사업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보령은 지난 2022년 국제우주정거장(ISS)를 대체할 상업용 우주 정거장을 건설 중인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에 6000만 달러(약 755억 원)를 투자해 지분 2.7%를 확보했다.
투자 규모는 자기 자본 대비 13.7%, 자산 총액 대비 7.8%였다.
이후 보령은 액시엄 스페이스와 합작사 '브랙스 스페이스'를 설립하고, HIS(Humans In Space) 챌린지를 진행하는 등 꾸준히 우주 사업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액시엄 스페이스가 재정난으로 올해 두 차례에 걸쳐 1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했으며, 남은 직원 임금도 20%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령의 우주 사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추가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령 김정균 대표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장기적으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투자와 시장 선점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견고한 재무 실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령은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 재원 확보에 더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를 대규모로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당가능 이익을 재원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으로 자본금 감소는 없을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추후 소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