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오는 11일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8개월 이상 의료대란을 겪은 국민과 환자들에게 여당, 야당, 의사단체, 정부는 공동정범(共同正犯)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의사 단체 참여가 저조한 상황에서 협의체에 기대할 게 없고, 설령 출범해도 환자 중심 의료체계 대전환이 아니라 의대 정원만 협상하는 자리가 되면 국민과 환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7일 논평을 내고 이 같이 비판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겨울이 오는데 국민 생명과 건강을 생각하면 협의체 출범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우선 출범을 예고했다.
연합회는 "출범 시일을 못박은 지금까지도 대다수 의사단체가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선 출범하겠다고 밀어붙이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이 협의체가 제대로 작동하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정범 모두가 모이든, 일부가 모이든, 그렇게 구성된 단체가 협의체로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한 대표가 내세운 의료현장 정상화는 의사 단체의 협의체 참여 여부와 관계 없이 이미 진행했어야 한다는 게 연합회 시각이다.
정부와 사직 전공의, 의대 교수 등과 서로 조건을 덧붙여가며 싸우는 사이 의료현장 정상화는 더 요원한 일이 돼버렸다는 지적이다.
연합회는 "그러는 중에 현장은 남은 인력이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운영하는 방식으로 조정됐고 그 과정에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입원, 수술, 항암치료 등을 제때 못하고 피해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또 연합회는 "여야의정 협의체 핵심 의제가 의대정원 조정일 것으로 보여 더욱 기대할 게 없다"고 했다.
연합회는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것은 생색내기용 협의체가 아니라 사태 해결을 위한 여당, 야당, 의사단체, 정부 각각의 노력과 협력"이라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면 협의체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