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니온제약 백병하 회장이 양태현 前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양 전 대표가 먼저 백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하면서 한국유니온제약 주식 거래가 정지된 가운데, 백 회장이 양 전 대표를 대표직에서 해임하고 맞고소까지 나서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14일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달 25일 양태현 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양 전 대표는 지난달 11일 백 회장 및 전 미등기임원 김 모 씨 등 2인을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신사업을 추진한다면서 경영진에 합류한 양 전 대표 측이 회사 인수까지 하겠다며 경영권양수도계약을 했다가 무산되자 횡령·배임으로 백 회장을 고소했다. 이에 회사는 양 전 대표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백병하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면서 양 전 대표가 데려온 신규 직원 21명 전원을 공동정범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자금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신규 직원의 연봉 총액이 20여억 원에 이르는 점 등을 회사 자금 편취 공모로 봤기 때문"이라며 "신규 직원 21명에 대한 면담 과정을 통해 자금 편취 공모 여부를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있고, 해당하지 않는 직원은 고소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다만, 다수의 직원이 자금을 불법 사용한 정황이 포착돼 횡령·배임으로 고소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양태현 전 대표, 경영권 장악 시도하다가 대표이사 해임
1972년생인 양 전 대표는 투자은행 베어스턴 애널리스트, 글로벌 투자회사 오크힐캐피탈, 미국 신약개발회사 그린파이어바이오 임원 출신으로, 금년 4월 한국유니온제약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이후 양 전 대표는 회사 매각을 위해 NBH캐피탈과 협상을 진행됐지만, NBH캐피탈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거래가 무산됐다.
그러자 양 전 대표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을 통해 한국유니온제약 인수를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백 회장을 고소하며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회사 CFO로부터 '회사 자금 유동성을 해소시키고, 투자할 사람'이라고 소개받은 사람이 양 전 대표다. 양 전 대표는 투자에 필요하다며 공동대표이사 선임을 요청하면서 경영권양수도까지 같이 진행하자고 했고, 회사는 이에 따라 선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BW사채권 상환금 200억 원이 필요한 시점이라 투자 약속을 믿을 수밖에 없었으며, 요구하는 모든 것을 받아 주었던 결과가 현 사태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임직원 배임·횡령 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한국유니온제약은 주권 매매 거래가 지난 9월 11일부터 정지된 상태다.
회사 측은 "양 전 대표 해임 이후 회사는 법무법인의 검토 의견을 토대로 백 회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게 됐다. 횡령·배임 의심 상황이 해소됨에 따라 관련 자료를 한국거래소 상장실질심사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유니온제약의 사업은 양 전 대표 해임 후에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양 전 대표 재임 시 단절시켰던 영업 관련 업체와의 거래 관계 복원 등 내부적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거래재개를 바라며 그동안 위축됐던 영업에 총력을 다하고, 매출 증대 및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목표로 전 임직원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양 전 대표는 현재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는 상태로, 회사 측과 소통도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