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학회, 내년 상반기 전공의 전망 부정적
"2025년도 모집해도 거의 뽑지 못할 것"···"전공의 복귀 명분이 없다"
2024.11.20 12:15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기획 4] 국내 주요 전문학회들이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전국 수련병원 2025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이 목전에 다가왔지만 수련병원들은 물론 전문학회들도 모집에 불안한 안색을 지우지 못하는 분위기다. 


데일리메디가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국내 주요 학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부분의 학회가 전공의 모집에 대해 ‘부정적’ 결과를 예상했다.


설문에 응한 대한신경외과학회·대한응급의학회·대한핵의학회·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외과학회·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2025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결과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대부분 학회는 정부가 의대증원 철회 등 문제 해결 없이는 전공의가 돌아오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전공의 복귀 명분이 없다”, “의정갈등이 진행 중”, “전공의가 희망을 잃었고 인턴자원 자체가 없다”, “정부의 변화가 없어 지원율 자체는 계속 낮아질 것” 등을 이유로 들었다.


상반기 전공의 모집은 내년부터 수련병원에서 근무할 레지던트 1년차, 인턴 모집 과정으로, 매년 11월 셋째 주 모집 시행계획을 공개하고 12월 첫째 주에 모집을 진행한다.


올해도 모집 절차는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주요 학회 임원 대상 설문조사 응답률.

학회, 전공의 복귀 조건 ‘증원 철회’ 한 목소리


주요 전문학회들은 전공의 복귀 해결책으로 의대증원 철회를 비롯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 등 의료계에서 기존에 내놓았던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일부 학회는 의대증원 철회와 함께 구체적 조치로 △ 미래 비전 제시 △ 수련 과정 개선 △ 법적조치 완화 △ 사직 전공의 복귀 시 각 수련병원의 연차별 TO 보장 등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한 전문학회 이사장은 “건강보험은 이제 필수의료를 떠받칠 수 없다”며 “필수의료 패키지는 몰락을 가속화 할 뿐이고 정부가 결자해지 않으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전문학회의 경우 의대증원 근거 제시가 필요함은 물론 신의료 기술, 인력 유입을 위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마취통증의학회는 “의대증원의 근거를 제시해야만 한다”며 “현 의정 갈등 상황에서 수술실 운영에 필수적인 마취통증의학과 지도 전문의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한핵의학회는 “신의료 기술에 대한 인력 유입이 필요하다”라며 “피부·미용·비만 등도 필요하지만 의료 공급의 치우침을 개선하고 다양한 전문의 양성을 막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이어 전문의도 부족···내년 응시 가능 단 ‘576명’


특히 전공의 사직으로 전공의가 부재한 상황에서 전문의 배출까지 어려워질 게 예상된다. 당장 내년 초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가능 전공의가 500여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년 임용 전공의 1만463명 중 9136명이 사직했다. 현재 수련병원에 소속된 전공의는 132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전공의 중 내년도 전문의 시험 자격을 갖춘 연차의 전공의 수는 553명, 올해 9월 모집된 수료 예정 연차 전공의 23명을 포함하면 응시 가능 인원이 총 ‘576명’ 뿐이다.


전문과목별로 살펴보면 △가정의학과 96명 △내과 91명 △정형외과 61명 △정신건강의학과 40명 △응급의학과 33명 △소아청소년과 26명 △산부인과 12명 △심장혈관흉부외과 6명 △진단검사의학과 5명 △방사선종양학과 3명 △핵의학과 2명 순이다.


전 의원은 “의료 공백이 내년에는 본격적인 의료 붕괴 현상으로 심화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 실패 인정과 책임자 경질로 조속히 의정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전공의 모집 존폐 위기 비인기과···수가 개선·비전 제시 절실 


정부가 추가 수련특례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의료계 안팎에선 전공의 복귀에 부정적인 전망 뿐이어서 특례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 지도 낙관하기 쉽지 않다.


특히 비인기과의 경우 의정갈등 이전부터 전공의 지원율이 저조했던 상황에서 기존 전공의 사직까지 공백이 커진터라 당장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비인기과가 주를 이루고 있는 국내 전문학회들은 위기감을 피력하며 필수의료 분야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김지홍 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은 "사직 전공의가 얼마나 돌아올지 모르지만 그들이 다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준비할 보장 역시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원자가 없다는 것은 텃밭이 말라버리는 것과 같다"라며 "소청과 지원 전공의 복귀를 위해 정부가 빠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소아중환자실 인프라도 열악한 상황인데, 이마저도 수가나 지원체계가 미흡해 소아진료가 붕괴할 수 있다"며 "지역 불균형에 대한 개선 방안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응진 대한외과학회 前 이사장은 “의대 졸업생의 5%가 외과를 지원하고, 1%가 흉부외과를 지원한다”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이젠 고착화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각 학회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던 내용이다. 남다른 뜻을 지닌 이들을 위해 필수의료 분야의 지속적인 재정지원 확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의 관심을 재차 촉구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