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연말 일부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건복지부 장관 교체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개각은 임명된 지 2년이 넘은 ‘장수 장관’이 있는 부처 중심으로 단행될 예정이며 보건복지부, 행안부, 교육부 장관이 개각 대상으로 전해진다.
조규홍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복지부 장관으로 지난 2022년 10월 취임 후 2년 넘게 재임 중이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그는 정권 출범 전부터 복지부 장관 임명에 어려움을 겪던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세 번째 후보였다.
윤 정부의 첫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은 자녀 편입학 특혜 등의 의혹이 불거져 후보자 지명 43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두 번째 후보자였던 김승희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정치 자금을 유용한 정황이 드러나 지명 39일 만에 낙마했다.
이사이 조규홍 후보자가 장관 직무대행으로서 이기일 복지부 2차관과 함께 복지부 현안을 이끌었고, 4개월 만에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장관에 임명됐다.
일찍이 개각이 이뤄진 타 부처와 달리 복지부는 의정갈등 사태로 장관 교체 시기가 늦춰졌고, 조 장관은 장장 25개월 간 재임하며 현 정부 ‘장수 장관’ 대열에 올랐다.
이번 개각 대상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벌써부터 차기 복지부 장관 하마평이 무성하다.
정치권에서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과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내부 인사 중용 및 의료계 인사 깜짝 발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조규홍 장관과 같은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조 장관이 행정고시 32회, 방 실장이 34회다.
방기선 국조실장은 1965년생으로, 기재부 차관을 지내다 지난해 8월 국무조정실장에 임명됐다. 최근 출범한 여의정협의체에 정부 측 대표로 참여 중이다.
노연홍 회장은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복지부 보험급여과장, 보건의료정책본부장, 대통령 비서실 보건복지비서관,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대통령실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공직 이후에는 가천대 부총장과 백혈병어린이재단 이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거쳐 지난해 3월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노 회장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도 겸임하며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 수립 최일선에 서 있다.
의정갈등이 여전히 첨예한 만큼 작금의 상황을 타개할 적임자로 정무 감각과 의료계와의 신뢰가 두터운 복지부 관료 임명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장 유력한 인물로는 이기일 제1차관이 거론된다.
이기일 차관은 1965년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태어나 철도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37회)를 통해 공직의 길을 걸었다.
보건복지부 대변인을 거쳐 보건의료정책관과 건강보험정책국장을 연이어 지내며 국내 보건의료정책과 건강보험정책을 총괄해 온 바 있다.
2022년 5월 복지부 제2차관으로 임명됐고, 5개월 후인 같은 해 10월 조규홍 당시 제1차관이 장관에 오르면서 제1차관직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의료계와의 갈등을 풀어내기 위해 상징적으로 의사 출신을 깜짝 발탁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은 지난 2017년 정진엽 장관(서울의대 정형외과학교실) 퇴임 이후 없었다.
박근혜 정부는 메르스 사태 여파로 의사 출신인 정진엽 교수를 신임 복지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했다. 1998년 주양자 전 장관 이후 17년 만의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이었다.
의료계 축하 속에 2015년 8월 취임해 2017년 7월까지 1년 11개월 동안 국내 보건복지 정책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