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내시경 척추수술 효시(嚆矢)인 우리들병원 이상호 회장의 척추인생 시발점이었던 부산 동래우리들병원이 4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척추‧관절 병원들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명 브랜치 병원 폐업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동래우리들병원은 최근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2024년 12월 20일을 끝으로 운영을 종료하게 됐다”며 폐업 사실을 사전 공지했다.
폐업 사유는 ‘경영 악화’로 모든 직원들 역시 20일을 기점으로 근로계약이 종료된다고 전했다.
사실 동래우리들병원은 수 개월 전부터 폐업 소문이 돌았다. 척추‧관절 병원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경영 상황이 악화됐고,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결국 폐업을 택했다.
동래우리들병원의 전신은 1982년 개원한 ‘이상호 신경외과’다. 이후 1984년 우리들병원으로 개명, 확장하면서 척추병원으로 입지를 다졌다.
세계 내시경 척추수술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들병원의 출발점이자 이상호 회장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는 곳이다.
동래우리들병원에서 시작된 우리들병원 신화는 ‘지방 병원의 첫 서울 진출’을 시작으로 국내에 9개, 해외 2개 네트워크 병원으로 확대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우리들’이라는 명성에 힘입어 각 네트워크 병원들은 해당 지역에서 단단한 입지를 갖춰나갔고, 동래우리들병원 역시 정체성을 이어갔다.
하지만 같은 동래구에 부산우리들병원이 개원했고, 자연스레 환자가 분산되면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지난 2021년 수술실을 신축, 확장하고 최신시설과 장비를 갖추는 등 나름의 반등을 모색했다.
특히 올해 5월에는 최용수 청담우리들병원 진료원장이 동래우리들병원 공동병원장으로 취임해 박상준 병원장과 함께 힘을 쏟았지만 경영 정상화는 쉽지 않았다.
동래우리들병원은 폐업에 따른 환자 피해를 최소화 하는 한편 우리들병원이 지향하는 최소침습 척추치료를 강화하기 위해 부산우리들병원과의 상생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들병원 관계자는 “이번 폐업이 우리들병원 전체 네트워크 위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술기 개발 및 공유의 가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들병원은 지난 1999년부터 25년 동안 국내 및 해외 네트워크 병원 의료진이 참여하는 ‘금요학술컨퍼런스’를 이어오고 있다.
금요학술컨퍼런스는 매주 금요일 아침 7시 30분 국내‧외 우리들병원 모든 의료진이 시차와 거리를 뛰어넘어 각 병원 회의실, 연구실 등에 모여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현재 우리들병원 네트워크는 서울 청담, 김포공항, 서울 강북, 부산, 부산 동래, 대구, 광주, 광주 북구, 전주 등 국내 9개 병원과 UAE 두바이, 아부다비 등 해외 2개 척추센터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