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없이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효과 확인"
서울대병원 강형진‧홍경택 교수팀, 항암제 기반 전처치 가능성 입증
2024.12.20 15:34 댓글쓰기



국내 연구진이 고위험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ALL) 환자들에게 방사선 없이 항암제만을 사용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전신 방사선 조사로 인한 장기적인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높은 생존율과 낮은 합병증 위험을 확인하며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홍경택 교수팀은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없이 약물만 사용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효과와 안전성을 평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소아청소년에서 가장 흔한 혈액암으로 대부분 항암제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재발성 및 불응성, 최고위험군 환자에게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하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은 전처치 요법을 통해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고용량 방사선이나 항암제를 투여해 손상된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건강한 기증자 세포로 대체한다.


전처치 요법 목적은 환자 골수에 남아 있는 잔존 암세포를 제거하고, 새로운 세포가 환자 몸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전처치 요법은 환자 상태와 치료 목표에 따라 항암제, 방사선 치료, 또는 이 둘을 병합해 진행된다. 


전신 방사선 조사(TBI)는 전통적으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의 표준 전처치로 사용됐지만 소아청소년에게는 내분비 장애와 같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연구팀은 방사선 없이 항암제만으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그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부설판(Busulfan), 플루다라빈(Fludarabine), 에토포시드(Etoposide) 등 3개 항암제를 사용해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항암제 전처치 요법을 시행했다.


부설판 용량은 연령과 혈중 농도에 따라 조정해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이후 기증자로부터 채취한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환자의 혈관을 통해 주입해 골수에서 새로운 혈액 세포를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식 후 중성구 생착은 평균 10일, 혈소판 생착은 평균 13일 만에 이뤄져 성공률이 매우 높았다.


연구결과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고도 높은 생존율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5년 생존율은 86.1%, 5년 무사건 생존율은 63.9%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국제혈액/골수이식연구센터에서 보고된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3년 생존율(62~79%)보다 우수한 성과다.


특히 앞서 보고된 약물만을 사용한 전처치요법의 2년 생존율(75%)과 비교했을 때도 더 나은 결과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기존 전신 방사선 조사에 따른 이차 종양이나 성장 장애와 같은 부작용을 줄임으로써 소아청소년 환자들에게 더 안전한 치료법임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강형진 교수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며 “향후 CAR-T와 같은 면역세포 치료법과 결합해 치료 성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경택 교수는 “방사선으로 인한 장기 부작용을 줄이고,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혈액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유럽혈액학회지’(HemaSphere)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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