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국내 의료대란 상황이 다른 나라 의료계에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 상황 예의주시, 세계병원대회 공론화 장(場) 추진"
의료인력난과 배치 불균형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얘기가 아닌 세계 각국이 처한 공통 화두인 만큼 모두가 작금의 한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의료 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이 의과대학 증원으로 불거진 의료대란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가 전세계 의료계의 초미 관심사라는 전언이다.
"의료 선진국 한국이 의료대란 어떻게 해결할지 전세계 의료계 초미 관심사"
대한병원협회 이왕준 부회장은 5일 세계병원대회 유치 기자간담회에서 의료대란 사태가 행사 개최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의에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국제병원연맹(IHF)은 운영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이왕준 부회장은 우선 “IHF 회의에 참석해 보면 전세계 병원인들이 한국의 의정갈등 사태에 대해 상당히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대란 사태가 세계병원대회 개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오히려 각국 이목이 집중돼 있는 만큼 성공적 개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논거로 의정갈등 사태의 시발점이 된 의료인력난 문제는 세계 각국이 처한 공통 의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왕준 부회장은 “젊은의사들의 필수의료 분야 기피현상, 수도권과 지방 의료 불균형 등은 전세계적인 문제”라며 “한국 상황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높은 관심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힘겨운 이 상황이 그들에게는 배움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타산지석 계기로 삼으려는 참석자들이 적잖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 화두인 의료인력 사안, 행사 프로그램에 포함시킬 계획"
그는 나아가 세계병원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의료인력 문제를 프로그램에 포함시켜 논의 장(場)을 마련해 볼 수도 있다는 구상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작금의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모든 나라들이 우려하는 문제인 만큼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시간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향적으로 보면 한국이 전세계 공통 화두인 의료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임상시험 상황에 놓여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해결책을 찾으면 공유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6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세계병원대회 세부 프로그램은 오는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IHF 본회의를 비롯해 분과 세션 및 포스터 발표, 사전 마스터틀래스, 초청 포럼, 워크숍, 네트워킹, 한국 병원 및 헬스케어 기업 방문 등으로 구성된다.
분과 세션 중 한 주제를 ‘의료인력’으로 정해 전세계 병원인들과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왕준 부회장은 “의료인력은 전세계의 보편적 이슈인 만큼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부분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며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일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겸 국제학술위원장(서울아산병원장)은 “여러모로 의료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시 한 번 단합해 K-의료 저력을 각인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사는 단순히 학술적 교류 장(場)에 그치지 않고 한국 의료의 선진시스템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의정갈등이라는 제도적 이슈에 희석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