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구조적인 환경 등 몇년 전만해도 불가능하게 느껴졌던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보편화시켜가는 흐름이 파악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의정 갈등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컸지만 일부 상위제약사는 2~3년 연속으로 10%를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국내 제약사들은 높은 연구개발(R&D) 비용과 제네릭 중심 시장 구조, 영업·마케팅 비용 과다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 수준에 그친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국산신약 개발을 비롯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및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선 제약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상위제약사 2024년 실적을 조사한 결과,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JW중외제약 영업이익률이 1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제약사 가운데는 HK이노엔 이익률이 두자릿수에 가장 근접했으며 보령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약품, 의정 갈등·경영권 분쟁에도 영업이익률 14.5% 달성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미약품(대표 박재현)으로 14.5%를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2021년 10.5%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4.8%, 2023년 14.8%를 기록하며 4년 연속 두자릿수를 돌파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4955억 원이고 영업이익 2162억 원, 순이익은 1435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0.3% 증가하며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2%, 당기순이익은 13.2% 감소했다.
회사 측은 "MSD로부터 유입된 마일스톤에 따른 기저 효과와 독감 유행 지연, 의정 갈등 장기화 등 통제 불가능한 요인들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이사 형제 측과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여동생 임주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실적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12일 형제 측이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며 분쟁 종식이 예상돼 올해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며 실적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웅제약, 국산신약 호조 영업이익률 13%…창사 이래 최대 실적
대웅제약(대표 이창재·박성수)은 지난해 매출액 1조2654억 원, 영업이익 1638억 원, 영업이익률 13%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1년 만에 경신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무려 22.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 영업이익률은 2021년 7.7%였는데 꾸준히 성장해 2022년 11%, 2023년 11%를 기록하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자릿수 비율을 달성했다.
각각 2022년, 2023년 출시한 국산 신약 '펙수클루' 및 '엔블로'와 국민 간장약 '우루사'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으며 나보타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지난해 국내와 글로벌 합산 1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렸으며, 엔블로 역시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억 원을 넘어섰다. 우루사는 962억 원의 매출로 금년 1000억 원 달성 기대감을 높였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대내외적 위기에도 펙수클루, 엔블로, 나보타 3대 혁신신약이 성장했고 우루사 등 전통 품목도 실적이 좋아졌다"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대한 투자와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JW중외제약,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은 2024년 매출이 7194억 원으로 전년대비 3.9%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대비 17.8% 줄은 825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률은 11.5%를 달성했다.
JW중외제약 영업이익률은 2022년 9.4%에서 2023년 13.28%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두자릿수를 넘어서며 2년 연속 10%를 넘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은 5837억 원으로 전년 5819억 원 대비 0.3% 성장했다. 일반의약품 부문은 전년 대비 8.9% 줄어든 516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주요 오리지널 전문의약품 실적은 피타바스타틴 기반 이상지질혈증 복합성분 개량신약인 '리바로젯'이 762억 원으로 18.4%라는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스타틴 단일제인 '리바로'를 포함한 '리바로 제품군(리바로/리바로젯/리바로브이)' 매출은 1619억 원으로 9.3% 늘었으며,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는 107% 증가한 489억 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주요 오리지널 전문의약품 실적 성장세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동력인 R&D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HK이노엔은 지난해 영업이익률 9.8%를 기록했으며 보령(7%)·종근당(6.3%)·동아에스티(5%)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