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집중된 의사들을 지역에서 일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 차원에서 지역필수의사제도를 마중물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필수의료 인력 확보 방안을 찾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지역 단위 고민이 시작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권병기 필수의료지원관은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지원이 이뤄질 ‘지역필수의사제 운영지원 시범사업’에 대해 이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지역필수의사제는 지난해 발표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공모 방식을 통해 사업을 수행할 4개 지역을 선정, 지역별 24명씩 총 96명의 전문가 지역필수의사로 근무토록 지원한다.
참여 의사에게는 월 400만원의 지역 근무수당과 주거·교통, 연수, 자녀 교육, 여가·문화 지원 등 지자체가 마련한 정주 혜택이 제공된다.
복지부, 전국 지자체 10여곳 설명회 등 현장 상황 청취
보건복지부는 담당 지역의료혁신과장을 중심으로 전국 지자체 10여 곳을 다니면서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각 지자체 요구사항 등 의견을 수렴했다.
이미 강원도 춘천 등에선 자체 예산으로 의료기관을 돕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지자체 관계자는 “왜 이제야 사업을 시작하느냐”고 반색하기도 했다.
권 지원관은 “지자체에서 의료인 확보를 위해 주도적으로 계획을 만드는 것 자체가 처음일 것”이라며 “복지부도 지역 의료 자원 분포, 상황 분석 등에 대한 자료를 제공했다. 지역 내에서 의료생태계가 자생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노력 중 하나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범사업을 통해 지자체에 단순히 예산만 주는 것이 아니라, 정주여건 등 지역에서 지역 의료기관과 함께 고민해서 만들어야하는 부분이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모 통해 4곳 시범사업 지역 선정…“의사는 의료기관과 계약”
“쉽지 않은 지역 필수의료 문제 해결 최선, 다른 지자체에 자극제 될 것”
오는 3월이 공모 마감까지 지자체가 계획을 만들기 촉박하다는 의견에 대해 그는 “현장에서도 많이 이야기 한다. 우선 4개 지자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이미 준비가 됐거나 전부터 비슷한 고민을 하던 지자체들의 접근이 용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에서 지역 대학을 살리기 위해 추진하는 라이즈사업과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이 연계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활용해 준비하는 지자체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관심이 큰 정주여건을 현재로선 복지부에서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드시 관사를 주는 등의 방식이 아니라 경제적 인센티브는 정부에서 제공하고, 그 외 메리트를 고민해달라는 취지다.
권 지원관은 “시범사업에서 정주여건이라는 말이 들어가긴 하지만 모든 가족이 항상 다 내려와 있어야 하는 것은 좀 오래된 사고일 수 있다. 복지부 관심은 가족 동반 여부와 상관없이 필수과 의사들이 지역으로 내려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 필수의사제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의료기관 기준은 시범사업에서 필수의료라고 명시된 8개과가 개설된 종합병원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사는 의료기관과 계약하는 방식이다. 다만 공모는 지자체가 지역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시범사업 활용 구도와 계획을 만들어 추진하고, 복지부는 이를 심사해 선정한다.
일단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3년으로 설정했고, 이후 상황은 진행과정과 성과를 살핀 후 재계약 등을 결정하게 된다.
일부 시범사업 종료 후 의사 인건비만 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권 지원관은 “일단 지역에서 의료인력 확보 가능성을 보기 위한 인센티브 구조를 확인하는 사업이다. 이 같은 걱정은 시범사업을 멈추거나 다른 정책을 전환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인 것 같다”고 답했다.
“공공임상교수제도 안되는데 시범사업이 되겠느냐”는 시선에 대해 그는 “지역에서 의사들이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제까지 사업들 성과가 저조하다고 안된다는 관점으로 접근할 순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권병기 지원관은 “전문가들을 모셔서 회의를 진행하면 상당수가 지역 필수의료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곧바로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정책이 각 지역에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