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중남미 모색 제약사···대웅·휴젤·한미 주목
녹십자·일양, 中법인 청산·매각 어수선···삼일제약·셀트리온, 동남아·유럽 확대
2025.02.27 11:47 댓글쓰기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기존 중국 중심에서 머물르지 않고 중동과 남미 등 새로운 지역으로 영향력을 넓히는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들의 경우 지난해 잇따라 중국 법인을 청산·매각하는가 하면, 다른 일부 제약사는 중국 법인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라는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타 지역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대웅제약과 휴젤, 셀트리온, 삼일제약 등이 해외 매출과 수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미국·유럽·동남아 등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국내 제약사, 신시장 중동·중남미 공략 


대웅제약, 휴젤, 한미약품 등은 최근 중동·중남미 등 시장 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중동지역 미용 시장 규모는 389억 7030만달러(약 56조7100억원)로, 지난 2년 동안 40% 이상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뷰티 인기와 더불어 높은 의료 수요, 신약 개발 성과가 가시화 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대웅제약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출시했다. 사우디는 보툴리눔 톡신 제품 진입장벽이 높지만 미국, 유럽, 캐나다 등에 이어 톡신 품목허가를 통해 시장 진입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대웅제약은 최근 남미 브라질에도 1800억원 규모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허가 받았다. 휴젤은 오는 4월 보툴렉스를 출시한다. 유통과 판매는 중동·북아프리카 파트너사인 메디카 그룹이 맡는다. 


한미약품도 중동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말 사우디 현지 제약사 ‘타북’과 주요 전문의약품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에 수출하기 위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타북은 한미약품 개발 전문의약품 등을 현지 허가를 받아 판매한다. 비뇨기 분야 제품, 항암 분야 바이오신약 등이 우선 진출 품목이다. 중동에서 높은 의약품 수요에 따른 성과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작년 중동 및 아프리카 제약시장 규모는 약 308억달러(약 45조원)로, 2030년에는 약 424억달러(약 61조원)로 연간 6.10% 성장이 전망된다. 


녹십자·일양약품, 中법인 매각·청산···광동·종근당, 현지 수익 회복 '숙제'


녹십자, 일양약품, 셀트리온 등은 몇 년 새 중국 법인을 청산하는 등 시장 변화가 눈길을 끈다.


우선 녹십자는 지난해 7월 홍콩법인 GCHK(Green Cross HK Holdings) 지분 전량을 CR제약그룹 자회사 CR보야바이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홍콩법인 지분을 CR보야바이오에 넘기고, 홍콩법인 산하 중국법인 6곳도 매각했다. 녹십자생물제품유한공사, 안휘거린커약품판매유한공사 포함 당시 매각가는 약 3500억원 규모다.


GC녹십자는 중국 현지 법인은 청산했지만 중국 사업 자체는 이어갈 계획이다. 지분 매각과 별도로 CR제약그룹은 녹십자 혈액제제 등의 중국 판매를 담당하는 ‘유통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특히 GC녹십자웰빙의 HA 필러를 CR제약그룹이 유통하고 있는데, 최근 녹십자웰빙이 보툴리눔 톡신 기업 이니바이오 인수로 중국 내 에스테틱 사업은 강화하고 있다. K-뷰티에 대한 시장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일양약품도 2023년 중국 법인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 청산을 결의했다. 중국 파트너사와 합자계약 해지 소송이 진행 중인데 통화일양이 청산되면 중국법인은 양주일양만 남는다.


일양약품은 중국 길림성에 통화일양을 설립한 이래 10여년 이상 매출에서 큰 성과를 냈다. 매년 500억 규모의 매출을 통화일양에서 일으켰지만 청산 결정으로 중국 법인은 한 곳만 남게 됐다. 


셀트리온도 중국 사업을 정리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23년 1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했던 셀트리온홍콩(Celltrion Group Hongkong) 법인을 청산키로 했다.


홍콩 법인은 설립 이래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청산을 결의하고 중국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CT-P13) 임상 개발비 자산은 매입했다.


광동제약과 종근당도 중국 법인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수익화는 난항을 겪고 있다.


광동제약의 중국 법인 연변광동제약, 연태애매락상무유한공사, 소주애매락상무유한공사의 합산 매출은 2023년 295억원, 2024년 313억원으로 매출 규모가 유지됐으나, 당기순이익이 1억원 정도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종근당 역시 그룹 자회사 칭다오종근당헬스(QingDao Zhong Gen Tang Health)가 작년 상반기 3분기 누적 기준 11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헀다.


동남아·유럽시장 확대 삼일제약·셀트리온


베트남을 비롯 유럽 지역 시장을 적극적으로 타개하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안과 질환 전문 제약사 삼일제약은 기존 내수 중심 사업에서 동남아 거점국으로 베트남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일제약은 1억달러(한화 약 1500억원)를 투입해 베트남 호치민시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SHTP) 공단에 안과용 점안제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S1 플랜트’를 구축했다. 


올해 본격 가동되는 S1 플랜트를 통해 수익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일제약은 최근까지 약 200개 해외 기업들과 위탁생산(CMO) 수주를 위한 미팅들을 가졌다. 공장 실사 글로벌 기업만 약 20곳에 달한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품질의 점안제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국 등 글로벌에서 의약품 가격인하 이슈와 이로 인한 CMO에 대한 글로벌 의존도가 확대돼 사업성을 밝게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도 베트남을 비롯 미국과 유럽 등 세계 37개국 설립 해외법인을 기반으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베트남법인 설립과 더불어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갈, 스웨덴, 법인을 새로 설립했다. 가장 최근엔 스위스 제약유통사인 아이콘 헬스케어를 약 300억원 규모에 인수하는 등 해외 투자에 적극적이다.


특히 올해 신약으로 출시된 짐펜트라는 미국 3대 주요 PBM과 모두 처방집 등재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주력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제품군은 유럽에서 큰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램시마는 연매출 1조2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올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램시마SC를 비롯한 후속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박차를 가하면서 나아가 신약 개발도 성공적으로 추진해 제2, 제3의 램시마 탄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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