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중소병원…2조 투입 회생책 '희망 고문'
활성화 방안만 제시…실질적인 '지원 시점·대상' 등 미확정 실망감 팽배
2025.03.20 06:45 댓글쓰기



정부가 의료개혁 중요 축인 2차 병원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종합병원과 중소병원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원 규모와 항목, 시점 등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지역의료 활성화를 학수고대 했던 병원들은 실망을 넘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19일 발표한 포괄 2차 병원 활성화 방안에는 지역병원들 체질 개선 방향과 지원 규모만 담겼을 뿐 구체적인 방법은 명시되지 않았다.


포괄적 진료와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지역 종합병원에 3년 간 2조원을 지원하고, 심뇌혈관, 소아, 분만, 암, 화상, 수지접합 등 필수특화 병원에 연간 1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총 금액은 2조3000억원으로, 규모만 놓고 보면 2차 병원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지만 정작 시행 시점, 대상, 범위 등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병원들의 불만을 샀다.


무엇보다 7개월 전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등이 담긴 1차 의료개혁 실행방안 발표 당시와 비교해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당시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3년 간 총 10조원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키로 하고 발표 직후인 10월부터 바로 지원에 들어갔다.


아울러 중증수술 910여개 수가와 마취료 인상을 비롯해 ▲병상감축 수준 ▲진료협력체계 구축 실적 등에 따른 차등 지원 계획까지 제시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공급·이용체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구조전환이 2차 병원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부 역시 지역의료 생태계 복원을 위해 이상의 진료와 응급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진료 역량을 갖춘 종합병원들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장장 7개월의 기다림은 허탈함으로 귀결됐다. 발표와 함께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던 병원들의 실망이 상당한 모습이다.


중소병원들은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에 따른 전문의 채용난, 인건비 급상승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2차 병원 활성화 대책의 조속한 시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의정사태 이후 2차 병원들의 반사이익 얘기도 있지만 대학병원들이 전문의 채용을 확대하면서 의료인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는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더욱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당분간 전문의 배출이 요원한 만큼 의사 인건비가 20~30%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중소병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동일한 시설과 인력을 갖췄음에도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수가 및 지원금 정책이 중소병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 지역 한 종합병원 원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중소병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의료체계 중추인 중소병원 회생책도 병행돼야 의료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위기에 처한 지역병원 활성화 대책을 마련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시행 시점과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병원들에게 희망고문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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