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캐피털(VC)이 한국 의료기기 기업에 투자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드레이퍼 스타트업 하우스 코리아 이세용 대표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포럼에서 미국 VC들 투자 성공 필수요소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전략 ▲데이터 투명성 ▲네트워크 구축을 꼽았다.
드레이퍼 스타트업 하우스는 지난 2018년 설립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다. DFJ(Draper Fisher Jurvetson) 자회사로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4년 12월 개소해 글로벌 진출 및 투자와 인큐베이션, 네트워킹을 통해 혁신적인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 VC들이 기대하는 투자수익률(ROI) 기준 ▲선호하는 엑시트(Exit, 투자회수) 전략 ▲기업 성장 속도에 대한 기대 수준 ▲FDA 규제 리스크에 대한 시각 ▲투자 회수기간에 대한 기대 수준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VC들은 일반적으로 투자 후 5~10배 ROI를 기대하며, 평균 7년 내 투자 회수를 목표로 한다.
엑시트 전략에 대해서는 대부분 M&A(인수합병)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미국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대형 의료기기 기업이 초기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이 일반적인 엑시트 방식"이라며 "기업공개(IPO)의 경우 보통 기업가치가 5억달러(약 650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의료기기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인 엑시트를 원한다면, 초기부터 대형 의료기기 기업과 협업 및 인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VC들이 기대하는 기업 성장 속도에 대해서는 "투자 후 12~18개월 내 후속 투자 유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시리즈 A에서 시리즈 B로 진입할 때 최소 2~3배 이상 매출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 단계에서 초기 임상데이터 확보나 FDA 승인 진행 상황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 CE 인증 및 아시아 시장 확장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도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VC들은 투자 이후 연간 20~30% 이상 매출 성장률을 목표로 한다.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투자 회수기간과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한 전략에 대해서도 투자 후 18개월 이내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미국 VC들은 시리즈 A 이후 4~5배 가치 상승을 목표로 하고, 시리즈 B 진입 시점에는 FDA 승인 및 상업화 진행이 필수적"이라며 "보통 3~5년 내 FDA 승인, 미국 및 유럽 시장 진입, 그리고 상업적 성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목표를 기반으로 최종 엑시트 전략을 구체화해야 하며, M&A를 고려하는 경우 5년 내 인수합병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FDA 승인 절차는 제품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서만 확보한 데이터로는 한계"
이날 이 대표는 FDA 규제 리스크 관리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FDA 승인 여부는 미국 VC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요소 중 하나다. FDA 승인 절차에서 발생하는 규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투자 유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FDA 승인 단계별 진행 상황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예상되는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한국 의료기기 기업이 FDA 승인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저한 데이터 검증과 절차 준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FDA 승인 절차는 제품 등급(Class)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에서만 확보한 데이터로는 한계가 있다.
이 대표는 "FDA 승인을 위해서는 다양한 인종을 포함한 미국 현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며, 승인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VC들은 FDA 승인 가능성을 평가할 때 기업 데이터 투명성 및 관리 체계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철저한 데이터 검증과 절차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VC 시장은 강한 폐쇄적 네트워크 구조를 갖고 있어, 네트워크를 통한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첫 미팅에서 바로 투자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주요 헬스케어 투자 포럼 및 컨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속적인 피드백과 네트워킹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 번 투자받고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VC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속적인 투자 유치가 가능하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미국 VC들은 FDA 승인 가능성, 글로벌 확장성, 네트워크 구축, 투자 회수 전략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며 "한국 의료기기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 VC 투자 기준을 면밀히 분석하고,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