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에서 난청과 인지저하는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인 만큼 조기 난청 치료가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한이과학회는 지난 5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제70차 학술대회 기자간담회 열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특히 학회는 난청이 '교정 가능한 치매 위험 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연구 의미를 강조했다.
대한이과학회는 국내 유일 '귀'를 전문으로 하는 이비인후과 학회로 1990년 창립 이래 귀 질환과 관련된 임상 및 기초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난청, 중이염, 이명, 어지럼증, 안면마비 등 귀 관련 질환 치료 및 청각 재활 분야 학문적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정회원 755명을 포함해 총 2011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학회 산하에는 '내시경 귀수술', '보청기', '이명', '어지럼' 등 8개 임상연구회와 5개 기초연구그룹(ORIG)이 있다.
"인공와우 수술 받은 노인 난청 환자 80% 이상, 인지기능 향상"
이날 공보위원회 소속 최진웅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인공와우 수술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난청은 치매 발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교정 가능한 위험 요인 중 하나로 난청을 조기에 치료할 경우 전체 치매 발생률을 약 8% 줄일 수 있다. 이 수치는 교정 가능한 위험 요인 가운데 가장 높다.
최 교수는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노인 난청 환자 80% 이상이 수술 후 1년 내 인지기능 향상을 경험했다"며 "특히 집중력과 기억력 부문에서 뚜렷한 개선이 나타났으며 이 효과는 최대 5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공와우 수술은 단순히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넘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거나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고등 교육 수준을 가진 환자, 70세 이상 고령층, 여성 환자에서 더욱 뚜렷한 효과가 보고됐다.
실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청취 능력 향상이 더 뚜렷했고, 수술 후 시공간 능력과 전반적인 인지능력은 정상 청력 수준까지 회복 가능했다.
하지만 지연성 회상 능력이나 전환 능력 등 일부 인지 영역은 여전히 정상 청력군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최 교수는 "노인 난청 증상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청력 저하가 의심되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재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와우 수술이 치매를 완전히 예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각 자극을 통해 뇌 기능을 유지하고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력 저하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간과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회는 앞으로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인공와우 수술이 치매 예방에 미치는 과학적 근거를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다.
"국제교류 활성화·귀 건강 정책 체계 정립 등 5대 목표 추진"
대한이과학회는 귀 건강 증진을 위한 보건복지정책 개발과 대국민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히 ▲국제교류 활성화 ▲귀 건강 관련 정책 체계 정립 및 홍보 ▲전문가 양성 과정 확대 ▲회원 진료지원 강화 ▲사무국 및 홈페이지 개선 등 5대 목표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 중 개원의 대상 연수교육과 'Tuesday Otology Seminar', 젊은 이과 전문의를 위한 'Meet the Surgeon'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 실무 능력 향상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대한이과학회 박시내 회장은 "대한이과학회 미션은 '인류 귀건강을 위해 헌신한다'로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귀 질환 극복을 위한 창의적 연구를 선도하며 세계로 열린 학술 교류로 최상의 의료를 공유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과 분야 보건 정책 개발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귀 전문가를 양성하며 올바른 교육 및 홍보를 통해 국민 귀 건강을 증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노인성 난청 국가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제안 및 국회 토론회 등도 추진해 귀 건강 분야 선도적 학술단체로서 공적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