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온영근 순환기내과 교수는 7일 보스톤사이언티픽이 '파라펄스 PFA 시스템' 출시를 기념해 마련한 미디어 세션에서 "펄스장 절제술은 심방세동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앞선 치료법"이라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날 온 교수는 심방세동 정의와 위험성을 짚으면서 펄스장 절제술 도입 필요성을 설명했다.
심방세동 증가 추세 확연…발병 뇌경색 중 심방세동 동반 비율 20.4%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심방이 불규칙하게 빠르게 뛰는 상태를 말한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장이 효율적으로 혈액을 내보내질 못해 혈전 위험이 커진다.
특히 심방세동은 뇌졸중과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국내서 발생하는 모든 뇌경색 중 심방세동이 동반된 뇌경색 비율은 20.4%에 이른다.
온 교수는 "최근 10년간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앞으로 심방세동 환자는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심방세동은 발생 시 사망률이 2배 이상 증가하는 만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방세동 위험성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대한부정맥학회가 발표한 '한국 심방세동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은 2013년 1.1%에서 2022년 2.2%로 최근 10년 동안 2배 증가했다.
심방세동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2013년 184명에서 2022년 275명으로 1.5배 증가했고 2022년 새롭게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환자는 11만5000명에 달한다.
심방세동 치료는 우선 뇌졸중 위험이 큰 환자들에서 경구 항응고제를 복약하고 항부정맥제 약물치료를 시작하는데 약물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시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시술적 치료로는 '고주파전극도자 절제술'이나 '냉각풍선도자 절제술'이 대표적으로 시행됐으나 최근 '펄스장 절제술'이 등장하면서 임상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온영근 교수는 지난해 12월 보스톤사이언티픽이 출시한 '파라펄스 PFA 시스템'을 도입하고 펄스장 절제술에 성공한 바 있다.
펄스장 절제술은 심방세동 최신 치료법으로 높은 에너지 전기장으로 심장에 미세한 천공을 만들어 주변 조직은 보존하면서 부정맥을 일으키는 심근세포만 사멸하는 시술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선 널리 사용 중이며 2030년까지 심방세동 치료 8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금까지 발표된 임상연구에 따르면 펄스장 절제술 이후 1년간 정상박동을 보이는 비율이 약 88%였다. 특히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에서는 약 91%를 보였다.
부작용 발생률 또한 전 세계 12만5000명 이상 환자에게 사용한 결과, 0.7%로 보고돼 2~6%인 기존 치료법에 비해 안전하다는 평가다.
온 교수는 "심방세동은 1년 이내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최근 등장한 PFA는 기존 치료법 대비 효과가 동등하거나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당분간 가장 주목받는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효과 우수하지만 건강보험 미적용은 해결 과제"
이날 행사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등재에 대한 아쉬움도 피력됐다.
세브란스병원 정보영 심장내과 교수는 "펄스장 절제술은 치료 효과와 환자 만족도가 높은 시술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보편적인 도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최대 규모인 심장혈관병원 부정맥 센터를 운영 중이다. 현재 11명의 부정맥 전담 전문의와 심장혈관외과·마취과 등 다양한 진료과 교수진이 협력해 진단부터 치료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은 국내 PFA가 도입된 첫날 시술을 진행한 병원으로 현재 가장 많은 심방세동 환자에게 PFA를 시행했다.
지난해 6월 국내 첫 부정맥 시술 3만례를 달성했으며 최근 부정맥 전극도자 절제술 역시 2만건을 넘어섰다. 박동기 제세동기 등 전기장치시술도 8500건을 기록하고 있다.
정 교수는 "현재 펄스장 절제술 증례가 90건이 넘었고 조만간 100건을 넘을 것 같다"며 "임상 경험이 축적되며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의료기관과 환자 모두 접근에 제한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최근에는 환자들이 먼저 정보를 찾아와 '펄스장으로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PFA가 급여 항목에 등재된다면 환자 중심 치료 환경은 물론 의료진 시술 경험도 빠르게 축적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