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시작 이후 중증 수술, 입원환자 증가 등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는 정부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47개 모든 상급종합병원이 참여를 결정한 해당 사업을 통해 의료기관들은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구조전환을 이행중이다.
9일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첫 단계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과 관련해서 6개월 성과를 공유했다.
이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환자 중심 병원’으로서 중증‧응급‧희귀질환에 집중하고, 전공의에게는 밀도 있는 수련을 제공하는 등 ‘임상과 수련’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자 마련됐다.
지원사업 추진 결과 중증수술, 중증응급‧소아 등 적합질환 환자 비중이 작년 1월 44.8%에서 올해 1월 52%로 7.2%p 증가했다.
비상진료기간 감소했던 진료량은 지원사업 시작 이후 중증수술‧입원 등을 중심으로 역량을 회복했다. 특히 뇌동맥류 수술, 암 수술 등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시행하는 중증 수술 1009항목에 대해 해당 사업에서 50% 가산된다.
또 비중증 환자는 종합병원을 이용하면서 종합병원 이상 전체 환자 수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됐다. 실제 작년 12월 전체 환자 수는 전년 같은기간 대비 98%에 달했다.
지역 2차 병원들과 협력 강화…전문의뢰‧회송 확대 추세
환자들에게 중증도에 맞는 의료기관 이용이 권장되면서 지역 2차 병원에서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2차 병원 간 진료협력체계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41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지역 2차 병원과 패스트트랙 구축에 따라, 2차 병원에서 진료받던 환자도 암, 급성백혈병 등 중증 의심 소견이 있는 경우 다음날 바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고 입원하는 등 진료 대기기간이 크게 줄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을 막고 지역 내 진료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서 처음 도입한 ‘전문의뢰 및 회송’도 크게 늘었다.
전문의뢰는 작년 11월 859건, 12월 4408건, 1월 7076건이 실시됐다. 전문회송의 경우 같은 기간 4565건, 1만3028건, 1만8923건 등 증가 추세다.
전문 의뢰‧회송 도입 전 진료정보를 첨부한 의뢰‧회송과 비교해도 증가하고 있어 형식적 의뢰에서 벗어난 내실 있는 의뢰‧회송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급종합병원 회송 환자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진료협력병원 전문의 간 핫라인(SNS 등)을 구축하고, 환자 안전 컨설팅을 하는 등 진료협력병원의 진료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사업에서도 회송환자 관리의 중요성을 고려, 진료협력병원으로 회송된 환자가 상태 악화 등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재의뢰 되는 경우의 대기기간을 성과평가 지표로 설정하는 등 회송환자가 제때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年 3조3000억원’ 필수의료 중심 지원 강화…질적 변화 모니터링 ‘성과지원 연계’
상급종합병원이 구조전환을 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연간 3조3000억원 규모의 지원금도 차질 없이 집행되고 있다.
먼저 중증수술‧중환자실 수가 인상을 통한 기능강화 수가 지원은 사업 참여 시점부터 지급을 시작, 중증 중심 보상 강화를 현장에서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월에는 중증‧응급환자 등 24시간 진료 대기(당직) 지원을 위한 ‘24시간 진료지원금’을 사전 지급해 전문의 약 1395명, 간호사 1433명을 지원했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구조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성과 지원도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2월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일반병상은 5~15% 감축하면서도 중환자실과 권역응급‧외상센터 병상‧긴급치료병상‧뇌졸중집중치료실 등 정책적 목적의 병상은 확충할 수 있도록 ‘병상 구조전환 지원금’을 사전 지급했다.
상급종합병원과 진료협력병원의 진료협력 전산시스템 개선, 전담 의료진 신규배치 등 진료협력 강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의뢰‧회송 기반구축 지원금’은 빠른 안착을 위해 지난달부터 상급종합병원과 진료협력병원에 사전 지급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47개소와 진료협력병원 320개소에서 올해 중 진료협력 시스템 개선을 완료했다. 진료협력 전담의료진은 총 705명(상급종합병원 211명, 진료협력병원 494명), 기관당 평균 3명(상급종합병원 4.5명, 진료협력병원 1.5명) 신규 배치하게 된다.
정부는 이 같은 긍정적 변화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환자 건강성과 개선, 환자 만족도, 의료전달체계 개선 효과 등 질적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상급종합병원 진료량이 과도하게 늘어나는지도 점검해 성과지원과 연계해 나갈 예정이다.
사업 2차 연도부터는 중증 중심 진료체계 전환과 함께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협력 강화를 주요 성과지표로 볼 예정이다.
전공의 수련에 대해서도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참여에서 나아가 다양한 임상경험을 위한 다기관 협력 수련 체계 구축 등 수련의 질 제고 성과를 살펴보게 된다.
상급종합병원이 종합의료기관으로서 역량이 저하되지 않도록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의 전문진료질병군을 보완하고 이후에도 의료계 등 현장 의견을 수렴해 보완지표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특히 전문과목별 전문진료질병군의 비중, 환자의 연령이나 기저질환 등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 상급종합병원의 적합 질환이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으로 발표된 포괄 2차 병원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과 접근성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역 2차병원 구조전환을 추진할 것”이라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도 연계,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