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CGM)가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속혈당측정기로 원격모니터링을 받은 환자는 대조군보다 목표 혈당 유지시간이 길고, 특히 고혈당이 잘 관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손희준 교수와 심장혈관흉부외과 황호영·손석호 교수팀이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속혈당측정기 및 원격모니터링의 혈당 관리 효과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관상동맥질환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면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를 위해 심장으로 혈류를 공급할 새로운 우회로를 만드는 관상동맥우회술을 받는다.
이 수술을 받는 3명 중 1명은 2형 당뇨병 환자로, 이들은 일반인보다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더 크다.
특히 수술 후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사망률과 심방세동, 감염, 폐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효과적인 혈당 조절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실시간 혈당 정보를 24시간 자동 수집·전송하는 연속혈당측정기에 주목했다. 이 기기를 사용하면 혈당 관리가 용이하고, 급격한 혈당 변화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연구팀은 관상동맥우회술 후 병동에 입원 중인 2형 당뇨병 환자를 시험군(48명)과 대조군(43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시험군은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해 원격모니터링을 받았고, 대조군은 하루 4회 의료진이 직접 현장진단 혈당측정기를 사용했다.
나이·성별·BMI·공복혈당·당화혈색소를 보정한 결과, 목표혈당(70~180mg/dL) 유지 시간은 시험군 평균 60.3%로 대조군(50.3%)보다 유의미하게 길었다. 또 시험군은 대조군 대비 평균 혈당이 유의미하게 낮았고, 목표혈당 초과 시간도 짧았다.
더불어 혈당이 70mg/dL 미만 상태가 15분 이상 지속되는 저혈당 발생 빈도는 두 집단에 차이가 없었다. 이는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관상동맥우회술 후 당뇨병 환자들에게 추가적인 저혈당 위험을 유발하지 않고, 안전한 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연속혈당측정기와 원격모니터링을 사용하면 인슐린 투여 시점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 혈당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곽수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연속혈당측정기와 원격모니터링의 조합이 개별화된 혈당 관리를 가능케 해, 심장 수술 후 입원한 당뇨병 환자의 수술 예후를 개선하는 효과적인 방안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관상동맥우회술뿐 아니라 다양한 수술 환경에서 연속혈당측정기의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 비만 및 대사질환(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