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제약바이오 주총…바뀌는 오너 남는 오너
셀트리온·대웅·대원제약 '재선임'…보령·한미·삼진제약 '변화'
2025.04.14 09:40 댓글쓰기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속속 마무리된 가운데, 상위 기업 오너·전문경영인(CEO) 등 수장들의 연임 여부가 공개되면서 기업들의 방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연임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지만, 일부 제약사들은 대표 체제를 변경하는 등 전략적 교체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 ‘오너 경영’ 유지…대부분 연임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지난 2021년 은퇴를 선언했다가 2023년 복귀했는데 지난 3월, 2년 만에 임기가 만료됐지만 회사를 재차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3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서정진 셀트리온그륩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임기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2년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 이후 3사 합병을 비롯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 비전 제시, 글로벌 확대 등을 천명한 바 있다. 당분간 회사를 이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대웅 윤재춘 부회장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윤 부회장은 지주사인 대웅 대표이사로, 과거 여러 계열사 대표를 역임한 바 있으나 현재 지주사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대웅제약에 입사해 경영지원본부장 및 부사장, 사장을 역임했다. 2022년 지주사 대표로 선임돼 그룹을 이끌고 있다. 


대원제약 백인환 대표이사 사장도 오너 3세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됐다. 업계 예상대로 큰 문제 없이 재선임이 확정됐다. 


백 대표는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 장남으로 지난해 1월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창업주인 백부현 회장의 차남 백승열 대표이사 부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유유제약 유원상 사장은 유특한 유유제약 창업주 손자로 지난 2020년 4월부터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임기는 지난 3월 30일 만료됐지만 다시 한 번 회사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유유제약은 3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유 사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했다. 유 사장은 박노용 대표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동물의약품 사업 확대 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독 김영진 회장은 임기가 지난 3월 24일 만료됐다. 김 회장은 한독의 대표이사로서 약 40여 년간 재직해왔으며, 이번에 상정한 재선임 안건이 무리없이 가결되며 재선임됐다.


김 회장은 창업주 김신권 회장 장남으로 지난 1984년 한독에 입사한 후 회사 성장을 도모했다. 김 회장 장남인 김동한(김다니엘동한) 전무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동아·동국·일양약품 등 전문경영인 ‘임기 연장’


동아에스티 박재홍 R&D총괄 사장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재선임으로 가닥이 잡혔다. 박 사장은 2022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왔으며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됐다.


동아에스티가 투자로 R&D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박 사장으로서는 3년 추가 임기동안 가시적인 결과를 내는 것이 과제가 됐다. 


동아에스티는 박 사장 취임 이후 미국 메타비아 자회사 편입, 앱티스 인수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신약 개발을 위한 적잖은 공을 들인 만큼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메타비아가 개발 중인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DA-1241, 비만 치료제 DA-1726 등 임상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약 송준호 대표이사는 3월 25일에 임기 만료 됐지만, 정기 주주총회에서 상정한 재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큰 문제 없이 회사를 다시 이끌어 갈 전망이다.


전문경영인인 송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동국제약 전략기획실장으로 근무하다가 2022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재선임으로 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휴온스글로벌 송수영 대표이사도 3월 25일 임기 만료됐지만 정기 주총에서 재선임 안건이 가결돼 다시 한 번 회사를 이끌어 가게 됐다.


송 대표는 1989년 삼성전자 입사 후 일본의 소프트웨어기업 SAP 재팬, 통신기업 NTT, 경영컨설팅기업 PwC재팬을 거쳤다. 2018년엔 딜로이트컨설팅 재팬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난해 말 윤상배 휴온스글로벌 각자대표 사임으로 송 대표가 휴온스그룹 핵심 계열사(휴온스, 휴온스글로벌, 휴온스재팬) 3곳 단독대표로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오너 인 윤성태 회장은 3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송수영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이어간다.


동화약품 유준하 대표이사는 임기가 만료됐지만 결국 재선임됐다. 지난 2021년부터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오너 4세인 윤인호 부사장의 경영 승계 작업에 따른 체제 변화가 주목받았다.


동화약품은 유준하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과 함께 오너 4세인 윤인호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각자대표 체제를 갖추게 됐다. 


동화약품은 2012년 이후 2년 이상 근무한 전문경영인이 전무해 CEO 무덤이라는 오명을 받았지만 이번에 끊게 됐다.


박제화·이숭래·오희수·손지훈·이설·유광렬·한종현 대표는 모두 2년을 넘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유 대표는 10여년 만에 동화약품에서 3년 임기를 모두 채운 첫 대표이사가 된 셈이다.


일양약품 김동연 부회장은 국내 제약업계 장수 CEO로, 올해 3월 대표이사 임기 만료를 앞뒀던 상황에서 이번에도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일양약품 공동대표에 재직 중으로, 지난 2023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재선임에 따라 7번째 연임, 18년간 임기를 채우게 되면서 장수 CEO 명맥을 잇게 됐다. 


체제 바뀐 한미·보령·삼일·삼진·JW중외


제약바이오 업체들 중 일부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체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 된 가운데, 대표이사에 김재교 메리츠증권 전 부사장을 선임했다. 


전문경영인 중심의 선진 거버넌스 체제 구축을 위한 변화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3월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주현(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김재교(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송영숙 회장은 사내이사직을 사임했다.


이번에 한미사이언스 경영총괄 부회장으로 신규 선임된 김재교 대표이사는 투자 및 인수합병에 능통한 전문가로, 한미약품 신약 역량 확장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특히 김 대표는 유한양행에 입사해 인수합병과 기술수출 등 전반적인 투자 업무를 총괄했는데, 얀센에 폐암 신약 렉라자를 1조 4000억원 기술수출 포함 4건의 계약을 이끌기도 했다.


여기에 2021년 메리츠증권에 합류해 바이오벤처를 발굴·육성하는 투자 개발 본부를 이끌었다. 한미약품그룹은 새 이사회를 통해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들을 지원한단 계획이다.


보령(구 보령제약)은 김정균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재선임됐다. 김 대표는 창업주 김승호 명예회장의 손자로 2014년 보령에 입사 후,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이사, 2022년 보령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보령은 지난 2월 28일 전문경영인인 장두현 각자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에서 사임함에 따라 오너 중심으로 김 대표가 회사를 단독으로 이끌게 된다. 


보령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보령의 성장전략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책임경영이 필요한 시기인 것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의약품 공급,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신성장 동력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일제약 허승범 회장은 2013년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10여년 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허 대표는 창업주 허옹 명예회장 손자이자 허강 명예회장 장남으로 오너 3세다.


특히 허 회장은 지난해 김상진 전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있었으나, 현재 단독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9월 김 전 대표가 돌연 사임해 단독대표로 전환됐다. 


허 회장 임기는 이달 만료됐지만 3월 21일 주총에서 신유석 사장을 사내이사 선임 및 본인 사내이사 재선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 외에도 삼진제약은 정기주총에서 최용주 대표 재선임 대신 최지현, 조규석 사장 중심의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JW중외제약은 정기주총에서 함은경 총괄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함 사장은 JW중외제약 첫 여성 리더다.


안국약품은 원덕권 대표이사가 올해 1월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이후 박인철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 창업주 2세인 어진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게 됐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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