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성남시의료원을 방문했다.  

성남시의료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주요 성과로 평가되는 상징적인 곳으로 이준석 후보가 이를 점검, 이재명 후보의 공공의료 공약 문제점을 지적한다는 취지다.

전날 이 후보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윤석열 정부 의료계엄으로 전국민이 누리는 의료시스템을 어떻게 정비해야 하는지 화두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가 제시하는 공공의료 틀이 이름만 그럴싸하지 실제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국민께서 아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21일 오후 같은 당 천하람·이주영 의원과 의료원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 후보는 "지금껏 3400억원 정도 누적 재정 지원이 있었지만 병상 500개 중 200개가 신품 상태로 5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며 "공공의료 수요 예측, 운영 모델 연구가 제대로 안 된 상태로 진행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를 때는 본인 치적으로 포장하고, 나중에 사업 관리가 안되고 있는 것은 전형적 치적 쌓기 정치"라며 "이 후보는 현재 의료원 상태를 성공적이라고 보는지, 그렇지 않다면 왜 확대하겠다고 공약하는지 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이 후보가 성남시의료원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단체는 의료원 정문 앞에 모여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성남시의료원 민영화를 반대하는 성남시민단체'는 "이 후보가 시민이 만든 공공병원을 찾는다는 소식은 환영할 만 하지만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왜곡된 사실에 기초해 정치적 흠집을 내기 위한 행보는 우려된다"며 방문을 거부했다.

이어 "의료원 정상화를 방해하고 성남시민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시민들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준석 후보는 오는 23일 사회 분야 대선 후보 토론에서 의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정치 입문 계기 성남시의료원···성남시의사회, 공약 강하게 반발 

성남시의료원은 전국 최초 시민 발의로 설립된 공공병원이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변호사 시절 성남시민모임을 통해 시민사회운동을 시작했고, 2004년 성남시의료원 건립 운동에 동참했다. 

당시 성남시의회 반대로 의료원 건립이 좌절됐는데 이 후보는 이 경험을 정치 입문의 결정적 계기로 꼽기도 했다. 그는 2010년 성남시장 당선 후 의료원 설립을 추진했다. 의료원은 2019년 완공, 2020년 7월 마침내 개원했다. 

그러나 시범 운영 시기와 코로나19 유행 시기가 맞물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서 출발하게 된 성남시의료원은 좀처럼 일반진료 활성화에 시동을 걸지 못했다.

전담병원 지정 해제 이후에도 저조한 병상 가동률 및 의료인력 부족, 적자 누적, 장기간 원장 공백 등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을 아는 지역의사회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달 대선 공약으로 공공의대 신설, 공공의료기관 확충, 지방의료원 지원 확대 등을 제시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성남시의사회에 따르면, 성남시의료원은 509병상 중 허가 병상은 299개에 그치고 병상 가동률은 30%대 수준이다. 매년 400억원 이상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직업환경의학과, 성형외과, 흉부외과 등은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총원 1129명 중 698명만 근무하고 있다.

의료부문 누적 손실은 2417억원으로, 성남시는 설립비 1691억원을 포함해 올해까지 총 4784억원을 출연했다. 국비 보조금 83억원도 별도로 지급됐다.

이에 정상화 대책으로 제시된 민간 위탁 운영을 놓고 성남시와 시민단체·노조는 거세게 대립해 왔다. 

신상진 시장 주도로 성남시는 타당성 용역 등을 근거로 2023년 11월 보건복지부에 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 승인을 요청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성남시의사회는 "간판만 공공인 병원이 지역의료에 실제 기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의료가 아닌 예산 낭비"라며 "공공의료의 핵심은 신뢰성과 지속가능성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일 건강보험체계 아래 민간병원도 공공의료 역할을 한다. 병원을 더 짓는 것보다 있는 병원을 제대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며 "공공의료 확대를 말하기 전 성남시의료원 하나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현실을 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