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약 투여 후 뇌(腦) 변화 확인 ‘신경칩’
KAIST 장경인 교수팀, 미니돼지 실험서 신경전달물질 변화 실시간 파악
2026.10.27 11:23 댓글쓰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투여 이후 뇌에서 발생하는 신경전달물질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선 신경칩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 기계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뇌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신경전달물질 측정과 광자극 기능을 통합한 이식형 신경칩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신경칩은 뇌 내부의 화학적 변화를 무선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장치다. 약물 투여에 따른 신경전달물질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미니돼지의 전전두피질에 해당 장치를 삽입한 뒤 알츠하이머병 치료 성분인 도네페질을 투여해 신경전달물질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억력과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아세틸콜린 수치가 약물 투여 직후 상승했다가 점차 기존 수준으로 돌아가는 양상이 확인됐다.


기존에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뇌 특정 영역의 화학적 반응을 외부에서 연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아세틸콜린은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을 담당하는 주요 신경전달물질이다. 도네페질은 이를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아세틸콜린의 작용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신경전달물질의 농도 변화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는 감지 기술을 적용했다.


구체적으로 미세한 기공 구조를 가진 키토산에 은·백금 나노선을 결합해 감지층을 구성했다. 여기에 효소가 적용된 전극과 그렇지 않은 전극의 측정 신호를 비교하는 방식을 활용해 다른 물질로 인한 간섭을 최소화했다.


수집된 정보는 소형 전자회로에서 처리된 후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외부 장치로 전송된다.


신경전달물질을 관찰하는 기능 외에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하는 기술도 탑재됐다.


연구팀은 별도의 생쥐 실험에서 신경칩에 장착된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로 광자극을 실시했으며, 자극 이후 아세틸콜린 신호가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뇌 질환 치료제의 약물 용량과 투여 주기에 따른 생체 반응을 분석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뇌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측정 결과에 따라 자극 강도와 시점을 조정하는 ‘폐회로형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을 통해 약물 투여에 따른 신경전달물질 변화를 관찰한 것으로 실제 알츠하이머병 증상 완화나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장기이식에 따른 생체 안전성과 측정 정확도, 장치 안정성 등에 대한 후속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디바이스(Device)’에 지난 14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장경인 교수의 교원창업기업인 엔사이드를 통해 기술 상용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장경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 내부 변화를 측정하고 이에 맞춰 자극을 조절하는 기술적 토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치료제의 뇌(腦) 내 작용 기전을 분석하고 개인별 뇌 상태에 적합한 자극 방식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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